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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711] 육상 높이뛰기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2022-05-31 07:37

한국 높이뛰기 최고기록 보유자 우상혁이 국제대회에서 탄력넘친 동작으로 바를 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 높이뛰기 최고기록 보유자 우상혁이 국제대회에서 탄력넘친 동작으로 바를 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주 오래된 옛날부터 인류는 ‘더 빨리, 더 높이, 더 멀리’ 나는 것을 갈망해왔다. 육상은 이런 인간의 원초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만들어진 종목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힘과 기술을 시험해 보는 것이 육상의 가장 큰 매력이다. (본 코너 661회 ‘왜 ‘육상(陸上)’이라 말할까‘ 참조)

높이뛰기 종목이 생긴 것도 높이 뛰고 싶은 인간의 기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데서 비롯됐다. 원시시대 인류의 조상들은 원숭이처럼 나무 위에서 생활하며 먹이를 구하기 위해 산과 들을 뛰어다녔다고 한다. 모든 인간이 서로 다른 지문(指紋)을 갖고 있는 것은 원시시대 나무를 타던 습성이 유전적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라는게 진화학자들의 과학적 해석이다. 산과 들에는 숲, 나무, 돌, 바위와 계곡 등 많은 자연 장애물들이 있었다. 원시인들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달리거나, 장애물을 넘거나 뛰어다니기도 했을 것이다. 몸을 날려 위로 뛸 때는 바닥이 고르지 못하면 다칠 위험성도 많았을 것이다.

고대 시대에는 뛰거나 달리거나 넘는 기술은 군사적인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성벽을 넘을 때, 막대기나 창을 이용해 장애물을 손쉽게 돌파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도시국가 스파르타를 시민들을 강력한 전사로 만들기 위해 육상과 비슷한 동작 등을 배우게 했다는 역사적 기록이 전해지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 올림픽 경기에서 멀리뛰기가 열렸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높이뛰기를 가졌다는 흔적은 없다고 한다. 이는 멀리뛰기보다 높이뛰기가 나중에 시작됐다는 역사적 증거이다. 오래 전 아프리카, 아시아 등의 원시 부족 사회에서 뛰어난 운동 능력을 가진 이들이 성인이 되기 전 높이뛰기와 같은 방식으로 민속 경기를 가졌다는 인류학자들의 기록물들이 있기도 하다.

높이뛰기는 1800년대초 스코틀랜드에서 처음 공식적인 선을 보인 것으로 기록됐다. 초창기 선수들은 특정한 높이에 설치된 바(bar)를 그냥 점프하거나 가위차기 방식 등으로 넘었다고 한다. 높이뛰기는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1896년 그리스 아테네 제1회 대회때부터 육상종목으로 채택됐다.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에서부터 육상 종목에서 여자 선수에게 가장 먼저 출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세계육상연맹은 높이뛰기에 대한 세부 규칙을 제정, 운용하고 있다. 규칙에 따르면 세 번 연속 실패하면 그대로 종료된다. 바가 떨어진다거나 바밑으로 지나가면 실패로 처리한다. 점프 시도 시 두 발이 동시에 떨어지거나 제한 시간을 넘겨도 실패로 간주한다. 제한시간은 남은 사람이 4명 이상일 때 1분, 2~3명일 때 1분 30초, 1명일 때 3분이다. 바에 몸이 닿아 바가 흔들리더라도 떨어지지 않으면 성공으로 판정한다. 하지만 바는 몸이 살짝만 닿아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현재 높이뛰기 세계최고기록은 쿠바의 하비에르 소토마요르가 1993년 슈투트가르트 세계 육상선수권 대회에서 세운 2.45m이다. 한국은 그동안 세계 기록과 차이를 보이며 국제경쟁력이 없었지만 우상혁의 등장으로 세계 정상을 꿈꾸고 있다. 한국은 1997년 세계선수권에서 이진택이 2.34m을 기록, 24년간 한국최고기록을 이어 나갔다. 우상혁은 지난 해 2020 도쿄올림픽 결승에서 2.35m를 기록하며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후 우상혁은 금년 2월 6일 체코에서 열린 '월드 인도어 투어 브론즈 후스토페체 높이뛰기 대회에서 2.36m를 넘으며 다시한번 자신의 기록을 경신함과 동시에 한국 신기록을 뛰어 넘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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