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208] ‘데드볼(Dead Ball)’이라는 말을 쓰면 안되는 이유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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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0-11-22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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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맞은 공 아니다'. NC 이동욱 감독이 20일 한국시리즈 3차전 8회말 1사 3루에서 두산 정수빈의 번트 상황이 비디오 판독 결과 몸에 맞는 공으로 인정되자 심판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아마도 야구에서 일본식 영어로 잘못 사용한 대표적인 말은 데드볼(Dead Ball)일 것이다. 데드볼은 일본에서 넘어와 오랫동안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몸에 맞는 공 또는 몸에 맞는 볼 등으로 고쳐서 부르기도 하지만 아직도 언론 등에서 바로 잡지 않고 그냥 쓰는 경우가 많다.

원래 데드볼의 영어말은 히트 바이 피치(Hit By Pitch)이다. 하지만 일본 사람들은 이를 ‘デッドボール(뎃도보오루)’라고 말한다. 한자어로는 ‘사구(死球)’라고도 하는데 이것도 데드볼의 일본어 번역이다.

1940년대 태평양 전쟁 중에 일본 군부는 미국이 전쟁 대상국이라는 이유를 들어 영어 사용을 금지시켰던 적이 있었다. 외래어로서의 야구용어도 당연히 일본어화를 시도했다. 사구가 데드볼이 된 것이 이 때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세기 미국 야구 초창기 시절, 때려도 멀리 나가지 않는 말랑말랑한 공을 썼다. 하지만 1900년대 이후부터 매우 딱딱한 공을 써 몸에 맞기라도 하면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었다. 일본 사람들은 무시무시한 속도로 날아오는 공을 보면서 데드볼이라는 말을 연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저명한 야구 평론가 레너드 코페트는 대표적인 야구책 ‘야구란 무엇인가’ 첫 문장에서 투수가 던지는 공을 쳐야하는 타격의 두려움과 무서움을 거론했다. 그만큼 야구의 기본적인 행위인 타격이 타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홈런이 많이 나오지 않았던 1900년대부터 1920년, 베이브 루스가 등장하기 전을 ‘데드볼 시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데드볼의 의미는 공이 잘 날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일본식 용어 데드볼은 아마도 볼 데드라는 용어와 혼동했을 수도 있다. 볼데드는 일시적으로 플레이가 정지된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수비 방해나 타격 방해가 선고되면, 그 순간 자동적으로 볼 데드 선언된다. 타자는 1루로 갈 수 있고, 이미 루상에 있는 주자도 다음 루로 진루를 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서는 수비측에서 공이 갖고 있어도 타자 주자나 누상의 주자를 아웃시킬 수 없다. 데드볼이 선언되면 자동적으로 볼 데드가 되기 때문에 볼 데드가 데드볼로 잘못 와전된 것이 아닐까도 생각된다.

투수가 타자의 머리에 공을 맞힐 경우 ‘빈벌(Bean Ball)’시비가 벌어진다. 투수는 대개 퇴장이 된다. 머리 이외에 다른 곳에 맞으면 투수는 퇴장까지는 되지 않는다. 타자가 투구에 맞는 것은 홈 플레이트에 너무 가까이 설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원래 이 규정은 미국 야구에서 1884년부터 적용됐다. 그 이전에는 타자 몸에 공이 맞더라도 볼로 간주했다. 이 규정이 적용되면서 투수는 타자가 공을 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피칭 전술을 구사하기 시작했고, 타자들은 공을 잘 때리기 위해 공포감을 이겨내며 투수들의 구질을 잘 읽어내야 했다. 몸에 공이 맞을 경우 기본적으로는 볼넷의 경우와 처리 방식이 같다. 하지만 볼넷에서는 도루, 폭투 등을 통해 진루가 가능하지만 몸에 맞는 공에선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볼 데드가 됐기 때문이다. 타자 기록에서는 볼넷과 마찬가지로 타석수로 계산되지만 타수로 계산되지는 않는다. 공식 기록에서는 몸에 맞는 공과 볼넷은 별개로 기록된다.

타자가 공에 맞아 목숨을 잃어버린 경우도 있었다. 미국 야구에서 1920년 8월16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레이 채프먼이 뉴욕 양키스 투수 칼 메이스 투구에 머리를 맞아 다음 날 사망했다. 공에 맞아 머리를 크게 다치거나 갈비뼈, 손목 등이 부러지는 부상 등은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히트바이피치, 몸에 맞는 공은 야구에서 합법적인 전술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입는 어떤 부상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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