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미지 스토리] 스포츠 스타들의 골프 이야기 15 ‘붕대투혼’의 서울올림픽 레슬링 금메달 한명우의 ‘또박이 골프론’

이신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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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0-07-1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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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서울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인 한명우씨는 골프를 칠 땐 엄청난 자제력을 발휘한다. 무리하게 힘자랑하지 않고 ‘힘껏 한 번 날리라’는 유혹에도 절대 빠져들지 않는다. 그는 10여년 전부터 ‘또박또박’골프의 예찬론자가 되었다.

한명우는 동양인 최초의 중량급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자유형 레슬링 82kg급은 서울올림픽 전까지 동양인이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한 체급. 때문에 서른 세살 늦은 나이의 한명우에게 그 어느 누구도 메달을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일본선수와의 예선전에서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 피를 흘리며 남은 경기를 치루고도 금메달을 획득, ‘붕대 투혼의 전사’로 더욱 강렬한 이미지를 심었다.

‘붕대 투혼’은 그러나 핸디캡이 아니었다. 피가 흐르면 붕대를 고쳐 매며 휴식을 취했다. 최고령 레슬러로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꼈던 그에게 20~30초의 휴식은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또박이 골프’ 역시 부상을 기회로 삼은 그의 전략적 접근에서 기인되었다.

한명우씨가 본격적으로 골프에 뛰어 든 것은 말레이시아 레슬링 국가대표 감독 일을 하게 된 1990년대 후반. 은퇴 후 국가대표팀 코치 시절 골프채를 잡았으나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근력이 뛰어나 마음먹고 후려치면 3백야드를 넘겼지만 옆으로 새는 게 더 많은데다 그린을 앞에 두고 ‘온탕 냉탕’해야 하는 게 싫었다. 재미없이 가끔 나가다 보니 드라이버 샷을 2백70야드 이상 보내고도 100타 언저리에서 놀았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시절, 시간은 많은데 특별히 할 것이 없어 라운드를 생활화 하다 보니 흥미와 의욕이 생겼고 ‘이왕 하는 것 잘해보자’고 덤벼들면서 실력이 급성장했다.

말레이시아는 레슬링을 거의 하지 않던 나라. 한명우 감독은 선수발굴부터 훈련까지 혼자서 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나중엔 많이 바빴지만 레슬링 하려는 선수가 없었던 처음에는 딱히 할 일이 없었다. 골프가 유일한 낙이었다.

매일 연습과 라운딩을 병행했다. 연습은 30분 단위로 했다. 30분 치고 10분 쉬고 다시 30분치고 10분 쉬는 것을 한 번에 세 차례씩 했다. 보통은 3. 3. 3을 오전, 오후에 한 번씩 했지만 마음에 안 들거나 썩 잘 될 때는 세 번 하기도 했다. 30분 집중 스윙은 근육을 기억하고 만드는 기본 단위.


아이언은 7번을 주로 연습했다. 7번이 확실해지면 앞뒤 아이언은 따라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드라이브보다 아이언 연습을 더 많이 했다. 그렇게 6개월여, 첫 싱글을 작성했지만 한동안 90대 초까지 오르락내리락했다.

1년 이상 매달리니 80대 초반으로 훅 내려갔고 2~3년이 지난 후에는 꾸준히 싱글을 기록했다. 라이프 스코어는 4언더 68타이고 지금도 심심찮게 이븐파를 친다.

비록 저녁내기 용 친선이지만 레슬링 대 유도의 8-8 경기 날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싱글 스코어를 적어낸다. 그런 날은 철저하게 전략적인 골프를 한다. 드라이브 공을 230에서 240야드쯤 얌전하게 보내는 게 첫 번째 일. 이젠 300야드를 날리지도 못하지만 절대 드라이브 거리를 가지고 장난치지 않는다.

‘경험상 드라이브 거리가 많이 나가는 날 보다 정확한 날의 스코어가 더 좋았다’는 한명우씨는 ‘드라이브 거리가 200m 정도면 정확한 코스 매니지먼트가 더 중요하다’고 나름의 골프이론을 말했다.

“레슬링은 신참들과 스파링을 할 수 없고 나이 먹으면 접근하기 쉽지 않지만 골프는 그 누구와도 편하게 어울릴 수 있고 나이 들어도 할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news@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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