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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노트] 최지만은 어떻게 미국 영주권을 취득했나

2020-05-17 06:23

탬파베이 레이스의 최지만.
탬파베이 레이스의 최지만.
[LA=장성훈 특파원] 지난해 4월24일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한바탕 소동이 발생했다.

시즌 개막 후 19경기에서 타율 0.286 1홈런 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31을 기록하며 매서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던 최지만(29)이 갑자기 25인 로스터에서 빠지며 제한 선수로 등록된 것이다.

그러나 그는 하루 만에 다시 25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이를 두고 그를 둘러싼 여러 추측이 나왔다.

영주권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잠시 자리를 비운 것 아니냐는 것이 그중 하나였다.

이에 대해 최지만은 당시 “언론에 얘기할 수는 없지만, 가족과 관련된 내가 신경 써야 할 일이었다”고 밝혔다.

애매한 해명이었다.

그랬던 최지만이 지난해 영주권을 취득해 병역 의무 이행 시기를 37세로 연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성기를 맞아 주가를 올려 ‘대박’을 터뜨리려면 공백 없이 메이저리그에서 계속 뛰어야 하는 그에게 영주권 취득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셈이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에 출전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성적을 올려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최지만이 벌인 지난해의 ‘제한 선수 명단’ 소동은 실제로 영주권 인터뷰를 위한 것이었을 수 있게 됐다. 공교롭게도 그가 영주권을 받은 때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해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의 말대로 가족과 관련된 일로 하루 빠졌을 수도 있다. 진짜 이유는 본인과 가족, 변호사, 레이스 구단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정황상 그럴 수 있다는 것일 뿐이다.

병역을 연기하기 위해 영주권을 취득했다는 논란 여부와 관계없이 최지만은 이제 미국 영주권자가 됐다. 미국에 영원히 거주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 것이다. 자신이 의도대로 병역 의무 이행 시기가 37세로 연기됐다.

다만, 그가 어떻게 영주권을 받게 됐는지에 대한 의문은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

이민 변호사들에 따르면,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는 방법은 가족초청 이민, 취업이민, 투자 이민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가족초청 이민은 미국 시민권자가 부모나, 배우자, 자녀, 형제자매를, 또는 영주권자가 배우자나 자녀를 미국에 영주권을 갖고 살 수 있도록 초청하는 것이다.

투자 이민은 기본적으로 180만 달러(종전은 100만 달러) 이상을 미국에 투자하여 10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한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영주권이다.

투자 액수가 거액이기 때문에 실제 한인 중에 이 경우로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최근에는 투자지역에 따라 90만 달러를 투자해도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원래 50만 달러였던 것이 지난해 11월21일부터 액수가 90만 달러로 올랐다.

취업을 통한 이민은 자신의 직업을 근거로 해서 영주권을 받는 것이다. 미국 내 고용주가 있으면 취업을 통해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다.

이 중 최지만이 선택했을 방법은 가족초청 이민 또는 취업이민으로 좁힐 수 있다. 그가 투자 이민으로 영주권을 취득했을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가족초청 이민일 경우 그의 가족 중에 미국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자가 있어야 한다, 즉, 최지만의 부모가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자이면 된다.

또 최지만이 강정호처럼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자와 결혼을 했을 수 있다.

그러나 최지만의 결혼 여부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취업을 통해 영주권을 취득했을 수도 있다.

탬파베이 레이스가 고용주가 돼 최지만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도와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탬파베이로서도 최지만의 영주권 스폰서가 되는 것이 나쁠 게 없다. 몸값이 비싸지 않은 데다 발전 가능성이 있어 오랫동안 그를 붙잡아 놓으려면 최지만의 병역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 영주권 취득으로 병역 이행 시기를 늦추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말이다.

탬파베이 구단은 과거 추신수의 경우를 벤치마킹했을 가능성도 있다.

2010년 당시 추신수도 병역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는데, 소속 구단이었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추신수에게 스폰서가 돼 주겠다는 제의를 한 바 있다.

추신수는 그러나 클리블랜드의 제의를 거절하고 대신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 병역 문제를 해결했었다.

[장성훈 특파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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