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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리스트 투어밴 12시간 밀착 취재

더골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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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8-06-2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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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리포트-노수성객원기자]
한국오픈은 투어 선수라면 누구나 우승하고 싶어하는 대회다. 내셔널 타이틀이자 메이저 대회이고, 우승한 선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메이저 대회인 디오픈 출전 자격을 받기 때문이다. 여기다 투어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상금과 시드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출전 자격을 얻은 선수는 최고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결과를 얻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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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리스트는 지난 2017년 새로운 투어밴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다.
선수만 이 대회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아니다. 선수를 지원하는 모든 스태프도 대회의 중요성을 감안해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타이틀리스트의 리더십 팀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한국오픈에 출전한 144명 중 타이틀리스트 볼을 사용하는 선수는 109명(76%)에 달한다. 풋조이 골프화도 101명(71%)이 신고있고, 보키 웨지는 223개(61%)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19명이 타이틀리스트의 드라이버와 아이언 등 클럽을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리더십 팀은 대회를 앞두고 선수가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다시 한번 점검하고, 필요한 것은 채워주며, 불편한 것은 조정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연습 라운드 때 대회 현장에서 움직이는 피팅 센터인 투어밴을 운영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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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PGA투어와 동일한 플렛폼과 장비를 갖췄다.
타이틀리스트는 지난 2007년 투어밴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9.5톤, 실내 공간 6.8평 규모였다. 투어밴 운영 10년째인 지난 2017년에는 덩치를 키우고(14톤) 넓은 실내(11평)와 효율적인 동선을 제공하는 모델로 바꿨다. 미국PGA투어와 동일한 플렛폼과 장비를 갖춘, 국내 최고 수준의 투어밴이다.

지난 20일 한국오픈에 출전하는 선수를 지원하기 위해 우정힐스 주차장 한쪽에 자리잡은 타이틀리스트 투어밴을 밀착해 들여다봤다. 투어밴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연습 라운드가 예정된 선수를 위해 오전 5시에 문을 열고 선수를 맞을 준비를 시작했다. 이후 오후 티티임을 받은 선수가 연습 라운드를 끝내고 대회에 필요한 소품을 받아간 이후에야 문을 닫았다.

정확히 12시간동안 투어밴의 문은 열려있었다. 그 시간동안 투어밴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시간대 별로 상세히 소개한다. 선수가 투어밴과 연습장에 동시에 나타나기도 했기 때문에 아쿠쉬네트 마케팅 팀 김은진 과장이 선수의 동선과 요구 사항 정리에 도움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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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밴의 골프 볼과 장갑 서랍장. 대회 당 볼 300더즌, 장갑 300켤례 이상 지원한다
AM 5시 : 투어밴이 우정힐스 주자창에 주차했다. 바로 설비를 펼치고 장비 가동을 시작했다. '가장 빠른 시간에 선수를 위한 준비를 마친다'는 리더십 팀의 신념에 따라 어떤 브랜드보다 가장 먼저 투어밴의 문을 활짝 열고 선수를 기다렸다

AM 6시 : 리더십 팀 직원이 빠르게 아침 식사를 하고 투어밴으로 곧 들이닥칠 선수를 위해 다시 한번 모든 상황을 점검했다.

AM 6시15분 : 가장 먼저 투어밴의 문을 열고 성큼성큼 걸어들어온 선수는 오전 7시20분 티타임을 받은 권성렬이었다. 그는 리더십 팀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자마자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는 "나에게 잘 맞는 퍼터를 찾고 싶다"고 했다. 선수가 고민을 던지자 퍼터 담당 고형진 피터는 늘 겪는 일이라는 듯 거침 없이 응대했다. 권성렬이 선호하는 헤드 디자인, 무게, 밸런스, 그립 등의 스펙을 확인하고 다양한 스타일의 퍼터를 제시하면서 대화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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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 라운드 준비중인 국가대표 선수들. 타이틀리스트는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원한다.
AM 6시20분 : 투어밴에는 외국인 스태프도 있었다. 한국오픈은 대한골프협회와 아시안투어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대회. 아시안 투어에서 활동하는 제이비 크루거, 가간짓 불라 등 외국 선수도 참가했다. 타이틀리스트의 투어밴은 아사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한국과 일본에서만 운영된다. 따라서 아시안투어 선수는 투어밴이 있는 대회장을 찾을 때 용품과 소모품 교체, 클럽 수리 등을 요구한다.

타이틀리스트 아시안투어 담당자인 조지 셰이(George Shay)가 우정힐스의 투어밴에 동승한 이유다. 셰이는 아시안투어 선수 전담 맨. 그들이 필요한 용품을 지원하거나 클럽 보수, 또 요구 사항을 해결하면서 선수가 불편하지 않도록 꼼꼼히 챙겼다. 투어밴의 두 번째 손님은 아시안투어에서도 활동하는 박은신. 그는 셰이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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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투어 선수는 투어밴이 있는 대회장을 찾을 때 용품과 소모품 교체, 클럽 수리 등을 요구한다
AM 6시35분 : 투어밴을 활용하는 패턴은 선수마다 다르다. 라운드 전, 또는 이후에 찾기도 한다. 타이틀리스트 리더십 팀의 일부는 연습장에서 먼저 몸을 푸는 패턴의 선수도 고려해 몇몇은 선수를 만나러 연습 그린과 티박스로 나가기도 한다. 햇살이 강한 필드에서 피부 보호를 위해 거울 앞에서 선크림을 꼼꼼히 바르고 치장한다. 피부는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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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준(우측)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공형진 피터.
AM 6시50분 : 문경준과 리더십 팀 구현진 피터가 연습장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옆에서 들어보니 웨지 얘기였다. 선수에게는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고민 내용 전부를 공개하지는 않는다. 문제의 핵심은 거리 컨트롤이었고, 특히 50~70야드 사이였다.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구현진 피터는 내용을 요약해 설명해주었다. "쇼트 게임에서 거리 조절이 잘 안되면 대부분의 한국 선수는 자신에게 문제가 있어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잘라 말했다. “다양한 코스 컨디션과 잔디 상태(한국 잔디, 서양잔디), 잔디 결, 볼이 놓인 위치 등을 보고 자신의 스윙 스타일에 맞춰 웨지의 바운스, 그라인드 등을 잘 활용한 샷 구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경준과 구 피터는 로프트, 바운스, 그라인드 등을 주제로 얘기했다. 약 25분동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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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오픈 챔피언 양용은도 투어밴을 찾았다. 좌측은 김태현 사원.
AM 6시59분 : 2010년 한국오픈에서 우승했던 양용은, 그리고 모중경이 투어밴을 찾았다. 양용은은 리더십 팀과 밝게 인사를 나누었고 골프 볼과 장갑을 받고 돌아갔다. 타이틀리스트 투어밴에서 가장 오래 머물기로 유명한 모중경은 다양한 컬러와 사이즈, 스타일의 모자를 써본 이후 가장 마음에 드는 제품 몇 개를 들고 투어밴을 떠났다. 모중경은 몇번 더 투어밴을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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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진재(우측)의 클럽을 작업하고 있는 임지웅 피터.
AM 7시 : 변진재가 하이브리드 클럽 작업을 요청했다. 타이틀리스트의 가장 최신 하이브리드 모델은 818이지만 816 모델을 요구했다. 투어밴은 선수의 이런 요구를 대비해 올드 모델을 항상 준비해두고 있다. 변진재는 탄도를 조금 높이고 싶다는 주문도 했다. 그의 티타임은 7시20분. 리더십 팀 클럽 담당 임지웅 피터가 빠르게 작업을 마친 후 클럽을 들고 코스로 달려나갔다.

AM 7시15분 : 이준석이 모든 클럽의 그립을 교체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준석은 그립을 교체하는 시간동안 골프와 관련된 피트니스 교육인 타이틀리스트퍼포먼스인스티튜트(TPI)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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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태희(우측)와 대화하는 리더십 팀 서동주 팀장
AM 7시30분 : 올해 제네시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태희가 골프 볼과 장갑을 받으러 왔다. 우승한 선수가 들어오면 투어밴은 축하 모드로 변한다. 스탭이든 선수든 서로 반기며 우승에 대해 축하를 건넨다.

AM 8시05분 : 국가 대표 선수 2팀이 차례로 티잉그라운드를 떠나는 것을 리더십 팀이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봤다. 타이틀리스트는 국가대표와 상비군에게 클럽과 볼, 각종 용품을 지원한다.

AM 9시 : 오전 7시 라운드를 시작했던 김병준이 전반 9홀을 끝내고 투어밴으로 와 하이브리드 818 H2 모델을 요청했다. 김병준은 "같은 조인 이성호의 하이브리드를 보니 눌러치기에 좋고 우정힐스 코스 셋업에도 맞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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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투어 스태프인 조지 셰이(좌측)가 선수의 장갑을 살피고 있다.
AM 10시 : 11시30분 이후 티타임을 가진 아시안투어 선수가 투어밴을 속속 방문하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아시안투어 스태프인 셰이가 바빠지기 시작했다. 셰이 타임!

AM 11시03분 : 오전 라운드를 끝내고 돌아온, 또 오후 티오프를 준비하는 선수로 투어밴이 북적였다. 리더십 팀의 서동주 팀장, 한민철 수석 피터, 공형진, 구현진 피터는 각각 연습 그린, 연습장, 투어밴, 티박스 주변 등으로 바삐 움직이며 선수와 짧고, 또는 깊은 대화를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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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준의 샷을 점검하는 힌민철(우측) 수석 피터
AM 11시05분 : 이형준이 리더십 팀 피팅 담당 한민철 수석 피터에게 스윙 확인을 요청했다. 최근 원하는 구질이 잘 안 만들어진다는 것이 고민의 핵심. 한민철 수석 피터와 임지웅 피터가 연습장에서 트랙맨을 통해 선수가 바라는 셋업을 확인했다. 피팅할 때는 정확한 데이터를 위해 이형준이 평소에 사용하는 프로V1x 볼을 사용했다. 트랙맨이 임팩트 때 페이스 앵글이 닫힌다는 데이터를 주었다. 이형준은 917 D2 드라이버 셋팅을 D4에서 A1(오픈 페이스)으로 변경하고 연습 라운드를 시작했다.

AM 11시40분 : 주흥철도 연습장에서 샷 점검을 받았다.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고 현재 셋업을 점검하는 차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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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오픈을 기념해 커스텀 퍼터 커버를 제작해 선수에게 제공했다.
PM 12시10분 : 타이틀리스트는 한국오픈을 기념해 커스텀 퍼터 커버를 제작해 선수에게 제공해왔다. 올해는 블랙 컬러를 배경으로 태극 무늬가 수놓아진 커버다(2년 전에는 화이트 배경에 태극기를 수놓은) 블레이드, 말렛, 대형 말렛 퍼터를 위한 3가지 종류로 제작했다. 티 샷을 기다리는 타이틀리스트 선수에게 빠짐없이 지급됐다. 타이틀리스트 지원 선수가 3명 있었던 조(이동하, 최민철, 이동민)에서는 퍼터 커버를 받지 못한 다른 브랜드 지원 선수가 푸념하기도 했다.

PM 2시30분 :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김경태가 연습 그린에서 서동주 팀장, 공형진 피터와 함께 최근 컨디션에 대한 가벼운 대화를 곁들이며 퍼터를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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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지 작업 중인 구현진 피터
PM 3시30분 : 연습 라운드를 끝낸 홍순상과 박상현이 투어밴을 찾았다. 박상현은 투어밴에 들어오자마자 리더십 팀 냉장고에서 거침없이 마늘진액을 꺼내 마셨다. 옆에 있던 박은신이 뒤질새라 한 병 꺼내 마셨지만 바로 인상을 찌뿌렸다. 연습 라운드를 마친 대다수 선수가 귀가 전 투어밴에 들러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간다. 코스에서는 경쟁자지만 투어밴에서만큼은 무장 해제하고 서로 편안한 시간을 갖는다. 리더십 팀도 선수도 한숨 돌리는 시간대다.

PM 4시 : 김경태가 귀가 전 투어밴에 들러 대회에 필요한 물품을 가지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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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한국에 온 김경태.
PM 4시50분 : 이날 투어밴에 마지막으로 들른 선수는 이기상이었다.

모든 선수가 돌아간 이후 타이틀리스트 리더십 팀도 마지막 정리 후에 거의 12시간 열려있던 투어밴의 문을 닫았다. 연습 라운드 전날 골프장 인근에 여장을 푼 리더십 팀은 이날 오전 4시에 일어나 육중한 투어밴을 끌고 골프장으로 향했었다.

점심은 분식으로, 말 그대로 '때웠다.' 투어밴을 비울 수 없기 때문에 주문한 분식으로 허겁지겁 허기를 모면했다. 김밥과 라볶이, 만두 등등. 일찍 일어났고, 반나절 동안 선수와 씨름하느라 고단할법도 한데 리더십 팀은 투어밴의 문을 닫을 때까지 총총한 눈빛과 행동으로 일관했다. 타이틀리스트의 리더십 팀은 총 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괄 서동주 팀장을 비롯 한민철(수석 피터, 클럽), 공형진(퍼터), 구현진(웨지), 임지웅(클럽), 김태현(용품)이다. 투어밴을 운영하는 브랜드 중 최다 인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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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리스트 리더십 팀. 한민철, 임지웅, 김태현, 구현진, 공형진, 서동주 팀장(좌로부터 시계 방향으로).
한국오픈을 위해 타이틀리스트가 선수에게 지원한 용품을 비용으로 환산하면 약 8000만원에 달한다. 골프 볼과 장갑, 클럽(교체, 수리), 샤프트, 골프화, 골프화 징, 그립, 모자, 티, 우산, 수건을 포함해서다. 이 비용에는 투어밴 운영비나 인건비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또 선수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클럽 비용도 해당 사항이 아니다. 타이틀리스트는 지난 2013년 이후 예약 피팅 서비스를 통해 시즌 전에 선수에게 모든 클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추가하거나, 교체하는 비용만 포함된다.

한국오픈을 위한 투어밴의 임무는 여기까지였다. 하지만 리더십 팀의 업무는 다시 시작이다. 지원을 위해 빠진 물품을 채우는 등 다음 일정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리더십 팀도 선수와 같이 '투어'를 한다. 시즌 말미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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