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5(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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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100억, 과연 '거품'일까?...무엇이 FA 가치를 결정하나

2025-10-15 09:07

박찬호
박찬호
최근 KIA 타이거즈의 핵심 유격수 박찬호가 FA 시장에 등장하면서, 100억 원대 평가 가능성이 업계에 떠돌고 있다. 일부 팬 사이에서는 통산 OPS와 WAR 순위 등을 근거로 '과대평가 FA'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은 박찬호의 최근 활약과 포지션 가치, 국내 FA 시장 구조를 무시한 단순 비교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통산 OPS 0.660과 통산 WAR 171위라는 지표는 박찬호 커리어 전체를 기준으로 한 수치다. 하지만 FA 계약은 과거 전체 성적이 아니라 최근 성적과 현재 팀에 대한 기여도를 기준으로 평가된다. 박찬호는 최근 3시즌 동안 공격력과 수비 안정성에서 눈에 띄는 향상을 보였다. 2023시즌 타율 0.301, 2024시즌 타율 0.307에 유격수 골든글러브 수상, 2025시즌 타율 0.287까지 기록하며 안정적인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커리어 초반 부진과 변동성은 FA 가치를 판단할 때 과거의 그림자일 뿐, 현재 평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단순히 통산 OPS만 보고 100억은 거품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논리적 오류다.

유격수는 공격과 수비 모두를 요구하는 KBO에서 가장 중요한 내야 포지션 중 하나다. 포지션 희소성과 팀 내 역할 중요성을 고려하면, 국내 FA 시장에서 유격수는 자연스럽게 고평가될 수밖에 없다. 한국 내 FA 시장은 국내 선수 풀과 팀 필요에 맞춰 형성되므로, 국제 경쟁력과 비교해 과대평가라고 단정하는 것은 단순 비교에 불과하다. 최근 2년 연속 수비상과 골든글러브 수상, 넓은 수비 범위와 안정적인 송구 능력은 국내 유격수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시장 가치를 뒷받침한다.

박찬호는 최근 3~4시즌 WAR 기준으로 12~32위 수준을 기록했지만, 단순 수치만으로 그의 가치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유격수라는 포지션 특성상 공격력이 다소 낮아도 수비 안정성과 포지션 희소성이 시장 가치에 크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비교 사례로, 1년 전 심우준(한화 이글스) FA 계약은 4년 총액 50억으로, 같은 내야수임에도 팀 필요와 최근 성적, 포지션 내 희소성에 따라 가격이 달라졌다. 박찬호 역시 최근 3~4시즌 공격과 수비 안정화, 골든글러브 수상 기록으로 국내 유격수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상황이다. 따라서 단순히 WAR 순위만 보고 '100억이면 거품'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FA 시장은 단순히 누적 성적이 아닌 최근 상승세, 희소성, 팀 전략을 종합적으로 반영한다. 박찬호 FA 논란은 단순히 금액 문제를 넘어, KBO FA 시장의 구조적 특징을 보여준다. 국내 인적 인프라가 한정적이더라도 FA 시장은 팀 필요와 포지션 희소성에 따라 형성된다. 팬과 언론이 기대하는 '특급 FA'기준과 실제 시장 가치는 다를 수 있으며, FA 최대어라는 평가 역시 이러한 시장 논리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결국 박찬호 FA 100억 논란은 단순히 숫자에 대한 논쟁이 아니다. 통산 OPS와 WAR만으로 판단하면 과대평가처럼 보일 수 있지만, 최근 상승세, 유격수 희소성, 국내 시장 가치 등을 종합하면 충분히 현실적이다. 화려한 숫자에 놀라기보다는 시장 논리와 포지션 특성을 이해하는 시각이 필요하며, 박찬호는 국내 FA 시장 기준에서 최대어로 평가받을 만한 선수다.

현실적으로 FA는 언제나 어느 정도 거품과 기대치가 섞인 시장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경기력 대비 과도한 계약금이나 장기계약 사례가 종종 나타나며, 규모 면에서는 KBO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FA 거품이 형성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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