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골프 다이어리]골프, 시작은 어떻게 하지?

2018-05-23 06:00

[골프 다이어리]골프, 시작은 어떻게 하지?
[마니아리포트 정미예 기자]
50대 직장인 남자, 30대 공무원 남자. 골프채도 한번 잡아본 적 없는 이 시대 평범남들의 골프 도전기를 소개한다. 평범한 대한민국 골퍼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골퍼가 되기 위해서는 누구나 경험하게 될 이야기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그들의 골프 도전기는 말 그대로 '리얼' 이다. 골프는 '1'도 모르던 그들의 골프 도전기 첫 편은 골프를 배우겠다고 결심했지만 곧바로 좌절을 맛봐야 했던 그들의 이야기다. (편집자 주)

'나도 골프 한번 배워볼까?' 시작은 단순했다. 직장에서 동문회에서도 심심찮게 골프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아는 척하며 대화에 끼기도 어렵다. '배워서 남 주나, 요샌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라는 데 나도 골프 한번 배워보자. 더 늦기 전에...'

50대 직장인 'A'씨. 말 그대로 이 시대 평범한 아버지다. 열심히 일했고 그사이 두 딸은 대학을 졸업한 뒤 직장에 다닌다. 자식들 공부시키는 짐은 덜었다. 그래도 여전히 그는 아버지다. 자신을 위해 돈 쓰는 일에 낯설다. 골프도 진작 배울까 싶었지만 비싼 비용 때문에 생각에 그친 것도 여러 번. 더 늦기 전에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골프를 배워보기로 했다.

30대 공무원 'B'씨는 어차피 배울 거 빨리 배우자는 생각에 입문을 결정했다. 일단 운동에는 자신 있다. 저렴하고 효과적인 가성비 '갑' 골프 입문자를 꿈꾼다. 유튜브는 물론 포털과 각종 골프앱까지 섭렵할 생각이다. '꼭 비싼 돈을 들여야만 배울 수 있을까? 요새가 어떤 시대인데!'

-클럽부터 사야 하나? 어디서 누구한테 배우지?

골프를 시작하기로 결심한 이들 중 대부분은 얼마 되지 않아 고민에 빠진다. 골프를 배우려면 클럽이 있어야 할 것 같은 데 먼저 사는 게 맞는지, 어디서 배워야 할 지 알아보는 것도 쉽지 않다.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답변이 시원찮다. 고민하면 할 수록 더 답답해진다. 설렘은 어느새 후회로 바뀐다.

흥미로운 설문결과가 있다. 골프마니아클럽은 지난 2014년 회원 구력 1년 미만 골퍼 317명을 대상으로 '골프를 시작할 때 가장 어려웠던 것은?'이라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설문에 참여한 골퍼 중 37%가 클럽구매를 꼽았고 22%는 레슨을 선택했다. 이외에는 시간(18%), 동반자(9%) 순이었다.

친구와 통화하고 있는 A씨. 이곳저곳 골프 하는 티좀 내던 친구와 지인에게 전화를 돌려보지만 소득이 없다.
친구와 통화하고 있는 A씨. 이곳저곳 골프 하는 티좀 내던 친구와 지인에게 전화를 돌려보지만 소득이 없다.
A씨와 B씨 역시 클럽구매와 레슨의 벽에 부딪혔다. A씨는 얼마 전 동문 체육대회에서 만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정보를 얻어보려 했지만, 만족스러운 대답을 듣지 못했다. 동문 모임에서도 골프 얘기를 떠들던 친구였지만 별반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 50대 후반의 A씨는 스마트폰보다 발품 파는 일이 더 편한 세대다. 집 근처 골프 연습장을 찾아 상담을 받아가며 스스로 힘겹게 골프입문을 준비해야 했다.

A씨는 "여기저기 물어물어 찾아다니고 상담도 받아봤지만, 골프의 ‘골’자도 모르니 제대로 상담을 한 건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막상 뭘 물어보기가 창피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면서 "골프를 시작하기 전에 지치는 기분"이라고 푸념을 늘어놨다.

인터넷을 통해 골프 정보를 알아보고 있는 B씨. 골프동호회 부터 블로그, 골프 웹사이트를 찾아다니며 정보를 얻기 위해 손가락 품을 팔아야 했다
인터넷을 통해 골프 정보를 알아보고 있는 B씨. 골프동호회 부터 블로그, 골프 웹사이트를 찾아다니며 정보를 얻기 위해 손가락 품을 팔아야 했다
'젊은 피'로 정보 검색에 능통한 B씨도 힘겨운 골프입문에 고개를 떨궜다. 열심히 검색하고, 후기를 읽고, 비교해봤지만 보면 볼수록 모르는 것 투성이다. 다행인 건 생각보다 비슷한 또래인 30대 골프 입문자들이 많다는 점. 동병상련을 겪는 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위안을 삼는다.

B씨는 "포털을 통해 정보를 잘만 찾으면 될 것 같았는데 찾으면 찾을 수록 모르겠다. 광고인지 아닌지 구분조차 힘들다. 아는 게 없다 보니 좋은 정보를 찾는다고 해도 알아볼 수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국내 골프 인구가 수백만이라는 데 이렇게 정보가 없을 줄 몰랐다"며 답답해했다.

그리고 이들 역시 먼저 골프를 시작한 많은 이들과 마찬가지 고민에 빠진다. "아, 관둘까...”

[덧붙이는 글] 마니아리포트는 '골프 다이어리'를 통해 대한민국 평범한 사람들의 골프 입문기를 있는 그대로 전할 계획이다. '골프인구 500만' 시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골프는 편견을 벗어내지 못했다. A와 B씨 두 남성의 골프입문기는 이제 시작이다. 골프 다이어리는 매주 수요일 연재된다.

/gftravel@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