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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위원 위협사건 무마, KLPGA의 막장드라마

김현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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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8-01-08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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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대회를 찾은 구름 갤러리. 사진=마니아리포트DB
[마니아리포트 김현지 기자]
지난해 10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KB 금융 스타 챔피언십 1라운드의 파행 운영은 미국 골프전문 매체를 통해 올해의 골프계 논란거리 5위에 올랐다. 선수들이 경기력으로 쌓아 올린 위상이 꺾이는 것은 순간이었다.

당시 1라운드 몇 개의 홀의 프린지와 그린의 경계가 애매했고, 일부 선수들은 프린지에서 공을 집어들었다가 벌타를 받았다. 하지만 해당 선수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벌타가 취소됐고, 이에 또 다른 선수들이 집단으로 반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중 2라운드 티오프를 거부하는 선수들마저 생겨나면서 결국 1라운드가 취소됐고, 대회는 3라운드 54홀로 축소됐다.

이에 당시 경기위원장이던 최진하 위원장은 본인 스스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KLPGA는 사건 발생 2달만에 2년 임기의 경기위원장에 최진하 전 경기위원장을 재선임했음을 알렸다.

하지만 KLPGA투어의 막장드라마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이번엔 경기위원 위협사건이다.

8일 골프전문지 와이드 스포츠는 "KLPGA 챔피언스 투어에 출전한 선수가 경기 도중 경기위원에게 폭언을 쏟아부으며 위협을 가했지만 KLPGA는 징계조차 내리지 않았다. 이는 해당 선수가 KLPGA 이사 신분이기 때문이다"고 보도했다.

와이드 스포츠의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KLPGA의 현 A부회장(당시 이사 신분)은 시니어투어 4차전이 열린 센추리 21CC 레이크코스 11번 홀에서 친 티 샷이 좌측 해저드 라인에 걸렸다. 이에 A는 경기위원을 호출했다. K위원이 현장에 도착해 해저드 내에 볼이 있음을 확인 판정하자, 판정에 불만을 품은 A는 경기위원을 향해 "해저드 선을 잘못 그었다. 말뚝을 똑바로 박아라"며 항의했다. 또한 레이업을 하는 과정에서도 경기위원에게 큰 소리로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화를 참지 못한 A는 이에 그치지 않고 웨지 헤드를 경기위원의 얼굴에 들이대고 또 다시 욕설을 퍼부었다고 전해졌다.

이에 A는 와이드 스포츠를 통해 "경기위원과 마찰을 빚은 것은 사실이지만 선수로서 정당한 요구를 했을 뿐"이라며 "목소리는 컸지만 욕을 한 적은 없다"고 부인하며 "당시 경기중이라 클럽을 들고 있어 오해가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피해자인 경기위원 K는 와이드 스포츠를 통해 "상처 입은 기억을 되살리고 싶지는 않지만 그런 일(폭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이야기했다.더욱 충격적인 것은 폭행사건이 무마되었다는 것이다.

와이드스포츠에 따르면 2014년 KLPGA 경기분과위원장으로 위촉된 정창기위원장이 사건의 전말을 알고 센추리 21CC로 직접 가 캐디 마스터와 담당 캐디의 진술 등 증거를 수집해 상벌위원회 소집을 요구했지만 상벌 위원회는 쉽게 소집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정위원의 강력한 항의가 거듭되자 강춘자 수석부회장은 상벌 위원회 소집을 정식 요청했고, 캐디들의 진술과 피해자인 K위원이 참석해 폭행 사실을 증언했다. 또한 당시 현장에 있던 또 한 명의 경기위원은 챔피언스 투어 출전으로 인해 자리에 참석 할 수 없어 대회장에서 스피커폰을 통해 상벌위원들이 모두 청취할 수 있게끔 증언까지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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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장을 찾은 갤러리(사진 속 인물은 사건과 관련 없음). 사진=마니아리포트DB

여기서 반전인 것은 A씨의 위협사실이 명백히 확인되었음에도 상벌위원회는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와이드 스포츠는 "당시 상벌위원회는 전원 KLPGA 회원으로 구성되었고 이 중 60~70%가 챔피언스 투어를 뛰는 현역선수였기데 팔이 안으로 굽었다"라며 사건이 무마된 이유를 추측했다.

이어 와이드 스포츠는 취재 당시 "KLPGA 고위 관계자가 'A부회장의 당시 신분은 이사로 이사회 하부기관인 상벌분과위원회에서 이사의 징계를 처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이사회로 넘겼고 경고로 마무리 됐다'고 귀뜸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와이드 스포츠는 "뿐만 아니라 또 다른 고위 관계자가 '강춘자 수석부회장이 제 식구를 감싸지 않고 A의 폭행사건에 대해 징계를 요청하고서 일부 회원들의 엄청난 압박에 시달렸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와이드 스포츠는 "A의 횡포는 이뿐이 아니다. 2013년 같은 대회장에서 치러진 다른 대회에서도 OB가 났다. 하지만 당시에도 A는 경기위원을 호출해 H경기위원이 현장에 도착해 OB를 판정하자 'OB선이 잘못그어졌다'며 우겼고, H위원이 '아니다, 경기 시간을 지체하지말라'고 하자 막무가내로 팀장 호출을 요구했다. 이에 H위원이 결국 팀장을 불러 OB가 맞다면 부당 지연으로 패널티가 추가된다고 설명했고, 팀장이 현장에 도착해 OB판정과 함께 지연 플레이로 6조 7항(부당지연)에 의한 벌타를 부과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에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경기위원은 와이드 스포츠를 통해“A부회장의 경기위원에 대한 ‘갑’질은 현재 진행형”이라며 “작년 9월 챔피언스 투어 경기도중 경기위원이 ‘OB 말뚝’을 뽑아 말썽이 됐는데 그 당시 A부회장이 개입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폭로했다.와이드 스포츠는 "경기위원의 폭로를 다 믿을 수는 없지만 당시 OB 말뚝을 뽑은 경기위원은 징계를 받지 않았고 진실을 밝혀야할 최진하 경기위원장은 거짓말로 사건을 은폐하려했다. 힘 있는 누군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은 충분하다"고 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상벌위원회 장연택 상벌위원장은 “선수가 경기위원을 폭행할 경우 제명 밖에 없다”며 “경기위원의 심각한 실수가 있어 정상참작이 될 경우라도 최소 자격정지 5년의 중징계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어 “어떤 경우에도 스포츠에서 폭력은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하지만 강춘자 수석부회장은 와이드 스포츠를 통해 “A부회장의 ‘건’은 이사회에서 내린 결정이라 회장님과 나도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재심에 대해서도 “회장님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세계 최강으로 거듭난 KLPGA투어지만 내부에서는 여전히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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