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20승·완봉·구원' 투수의 모든 것을 보여준 양현종

'신의 한 수'로 돌아온 1년 계약

2017-10-31 07:00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팀 우승을 확정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KIA 제공)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팀 우승을 확정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KIA 제공)
KIA 타이거즈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투수로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고 화려하게 2017시즌을 마감했다. 최고의 활약과 동시에 팀 우승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구단은 물론 KBO리그의 역사의 한 페이지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KIA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7-6으로 꺾고 가을야구 정상에 올랐다. 8년 만이자 전신인 해태 시절을 포함해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성공시대를 활짝 연 KIA. 그리고 여기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바로 양현종이다. KIA의 우승 스토리도 양현종부터 시작됐다.

양현종은 지난 2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1차전에서 헥터 노에시가 무너지며 KIA가 1패를 떠안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양현종이 해결사로 나선 것이다. 그리고 그는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반격의 서막을 알렸다.

양현종은 당시 122개의 공을 던지면서 4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두산 타선을 잠재우고 완봉승을 거뒀다. 역대 한국시리즈 최초의 1-0 완봉승이다. 더그아웃으로 걸어갈 때는 양 팔을 흔들며 관중의 호응을 끌어내기도 했다. 가을야구를 즐길 줄 아는 진정한 스타의 모습이었다.

26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KIA 양현종이 8회를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서며 관중의 연호를 이끌어내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IA 제공)
26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KIA 양현종이 8회를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서며 관중의 연호를 이끌어내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IA 제공)
이 경기를 시작으로 KIA는 완벽하게 살아났다. 차례로 선발 마운드를 지킨 팻 딘과 임기영도 양현종의 바통을 이어받아 호투했다. 두산이 자랑하는 '판타스틱4'의 존재감보다도 더욱 빛난 KIA의 선발진이다.

양현종의 팀 우승도 자신의 손으로 확정했다. 5차전 9회말 7-6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완봉승 이후 3일 휴식 뒤 등판이었다. 모든 KIA 팬들이 바라던 모습이 만들어진 것이다. 양현종은 1사 만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무실점으로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정규시즌 20승은 괜히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양현종은 에이스로서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실행에 옮겼다.

양현종은 올 시즌을 '꿈'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올해는 정말 꿈을 꾸는 시즌 같았다. 20승도 해보고 정규리그 우승도 했다. 또 한국시리즈 최초로 1-0 완봉승도 거뒀다"며 "어렸을 때부터 항상 마지막을 장식하는 상상을 해봤는데 모든 것이 현실로 다가왔다. 믿기지 않는다"고 벅차오르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 1년 FA 계약도 결국 '신의 한 수'가 됐다.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KIA 한국시리즈 MVP 양현종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IA 제공)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KIA 한국시리즈 MVP 양현종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IA 제공)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은 양현종은 해외 진출과 국내 잔류를 두고 고심하다 결국 KIA에 잔류했다. KIA의 유니폼을 입고 우승을 하고 싶다는 의지가 확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의 4년 계약이 아닌 1년 단기 계약을 맺었다. 액수는 팀 내 투수 최고액인 윤석민과 연평균 액수가 같은 22억5천만원이었다.

KIA는 당시 양현종의 해외 진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나지완(4년 40억원)과 최형우(4년 100억원)에 적잖은 돈을 투자했다. 양현종에 거액을 선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양현종 역시 한발 물러섰고 구단은 1년 뒤 해외 진출을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다.

양현종은 1년 동안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렸다. 구단 좌완 투수 최초로 20승도 달성했다. 동료 헥터와 다승 공동 1위. 정규리그 MVP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양현종은 구단 잔류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는 "우승했기 때문에 구단에서 좋게 신경 써주실 것 같다"며 "다른 팀이나 해외보다는 KIA를 더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KIA는 양현종을 잡기 위해서는 돈 보따리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연봉 1위인 롯데 이대호(25억원)에 버금가는, 혹은 넘어서는 금액을 써야 할지도 모른다. 1년 계약이 양현종에 '신의 한 수'가 된 셈이다.

최고의 활약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낸 양현종과 KIA. 과연 2018시즌에도 '동행'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CBS노컷뉴스 송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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