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2인자에서 메이저 챔프까지
지은희의 별명은 '미키마우스'다. 웃는 모습이 만화영화 캐릭터 '미키마우스'와 비슷해서다. 실제 162cm의 아담한 체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배짱은 두둑하다. 여기에 정교한 아이언 샷과 지능적인 플레이로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한 선수다.
지은희는 수상스키 국가대표감독이던 아버지 지영기(59)씨와 어머니 변정선(56)씨 사이에서 1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가평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의 권유로 처음 골프채를 잡은 지은희는 6개월 만에 아마추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할 만큼 재능을 보였다. 2002년에는 한국여자아마선수권을 제패하며 주니어 강자로 군림했고, 그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가평종고 2년 시절이던 2003년 엑스캔버스오픈에서는 당시 세계 최고였던 박세리에게도 밀리지 않는 플레이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프로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2부 투어를 거쳐 2005년 정규 투어에 합류한 지은희는 2년 동안 ‘무관’의 처지로 전락하며 인고의 세월을 보내기도 했다. 동기생인 박희영, 최나연 등이 우승컵을 들어 올릴 때 쓸쓸히 박수를 쳐야 했다.
2007년 휘닉스파크클래식과 KB국민은행 스타투어 2차전을 연거푸 제패했으나 그해 신지애의 후광에 밀려 ‘2인자’의 꼬리표가 붙었다. 2007년 한 해에만 준우승을 7차례나 하며 '준우승 전문가'라는, 그리 달갑지 않은 수식어도 따라다녔다.
지은희는 그러나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이미 2006년 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 도전해 2007년 컨디셔널 시드를 확보했고, 국내에서 활동하는 틈틈이 세계랭킹도 올린 덕에 에비앙마스터스, 브리티시여자오픈, 캐나다여자오픈 등에 출전해 선전했다. 국내에서 열린 하나은행-코오롱챔피언십에서도 준우승하며 상금랭킹 52위에 올라 2008년부터 미국 무대에 본격적으로 데뷔했다. 지은희는 그해 웨그먼스LPGA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이듬해인 2009년에는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정상에 오르며 그간의 설움을 훌훌 털어냈다.
인고의 세월 5년…고국 무대서 '영광' 재현
지은희는 메이저 퀸에 올랐지만 2010년부터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그해 '톱10'에 한 번도 입상하지 못하면서 상금랭킹 5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2011년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2년과 지난해에도 톱10 입상은 각각 2회와 1회에 그쳤다.
그랬던 지은희가 올해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 KIA클래식 공동 7위, 에어버스LPGA클래식 공동 7위, 그리고 2주 전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는 공동 5위를 차지하며 서서히 과거의 영광을 찾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특히 자신을 후원하고 있는 한화가 주최하는 이벤트라 더욱 우승컵에 욕심이 난다. 지은희는 2012년 공동 7위, 2013년 공동 9위 등 앞선 두 차례의 대회에서도 톱10 밖으로 밀리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샷 감각이 떨어졌을 때의 성적인 점과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정상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지은희가 7년 만에 국내 무대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릴 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 지은희 우승 기록
국내(2승)
2007년 휘닉스파크클래식
2007년 KB국민은행 스타 투어 2차전
LPGA 투어(2승)
2008년 웨그먼스LPGA
2009년 US여자오픈
[r201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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