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시리즈 3연패를 노렸던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밀워키 브루어스에 4전 전패를 당하며 탈락했다. 막대한 자금력과 화려한 스타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월드시리즈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미국 언론의 비판도 매섭다. 특히 LA타임스는 다저스의 실패 원인으로 노쇠화한 선수단, 부상과 피로 누적, 자유계약선수 영입 실패,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경기 운영을 지목했다. 단순히 밀워키가 잘해서 졌다는 말로 넘어갈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다.
상징적인 장면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21개 질문 가운데 16개가 오타니 쇼헤이와 관련된 질문이었다. 기자들이 오타니의 몸 상태와 부진, 출전 강행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를 믿는다는 입장을 반복했지만, 현지 기자들의 의문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오타니는 정규시즌에서 다저스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는 부상 여파와 타격 부진이 겹쳤다. 다저스는 오타니의 부진을 극복할 만큼 강력한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문제는 오타니 한 명의 부진이 아니다. 오타니가 제 몫을 하지 못할 때 다른 타자들이 해결해야 했지만, 타선 전체가 침묵했다. 프레디 프리먼과 무키 베츠를 비롯한 핵심 타자들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스타 선수들의 이름값은 화려했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 상대 투수진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LA타임스는 다저스가 지나치게 나이가 많고 지쳐 있었으며, 밀워키의 작전 야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로버츠 감독의 번트와 주루 활용, 대타 기용 등 경기 운영에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반면 밀워키는 끈질긴 타격과 불펜 운용으로 다저스를 압도했다.
더욱 뼈아픈 사실은 밀워키가 다저스보다 훨씬 적은 연봉 총액으로도 더 강한 팀워크와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워싱턴포스트와 가디언 역시 이번 결과가 막대한 선수단 투자만으로 우승을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다저스는 이제 선택해야 한다. 또다시 유명 선수들을 영입해 이름값을 높일 것인가, 아니면 노쇠화한 주전 의존도를 낮추고 세대교체와 선수단 운영을 근본적으로 손볼 것인가. 오타니가 잘하면 이기고, 오타니가 부진하면 무너지는 팀이라면 진정한 강팀이라고 하기 어렵다. 오타니는 팀의 핵심 선수이지,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유일한 선수는 아니다.
기자회견 질문 21개 중 16개가 오타니에게 집중됐다는 사실은 다저스가 직면한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미국 언론이 묻는 것은 오타니가 언제 다시 살아나느냐만이 아니다. 왜 다저스는 오타니 한 명의 부진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팀이 됐느냐는 것이다.
오타니만 믿고 우승을 꿈꾸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 스타의 이름값이 아니라 선수단 전체의 균형과 감독의 판단, 부상 관리와 세대교체가 우승을 결정한다. 다저스가 이번 참패에서 이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막대한 돈을 쓰고도 같은 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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