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호는 2014년 52홈런, 2015년 53홈런을 기록하며 2년 연속 50홈런을 달성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였고, 미국에서도 장타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2016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62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1, 12홈런에 그쳤다. 삼진은 80개였다. 한국에서 압도적인 홈런 생산력을 자랑했던 타자도 MLB 투수들을 상대로 고전했다.
노시환이라고 다를까? 노시환은 KBO리그에서 장타력을 입증했지만, MLB에서 성공하려면 홈런 숫자 이상의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특히 타격폼과 빠른 공 대처 능력이 관건이다.
노시환은 상체를 뒤로 기울이는 독특한 타격 자세를 취한다. KBO리그에서는 이 타격폼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지만, MLB의 강속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상대로도 통할지는 미지수다. 빠른 공에 대한 대응이 늦거나 타격 동작의 약점이 드러난다면, 상대 투수들은 이를 집요하게 공략할 것이다.
처음부터 고전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상대 투수들이 노시환의 타격 습관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초반에는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다. 그러나 MLB는 시즌이 길다. 투수와 전력분석팀은 타자의 약점을 연구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도록 유도한다. 초반에 홈런을 몇 개 쳤다고 해서 한 시즌 내내 통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이정후 역시 KBO리그에서 뛰어난 타격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MLB에서는 새로운 투수와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쳤다. 물론 타격 유형이 다른 이정후와 노시환을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한국에서의 성공이 미국에서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다.
노시환이 박병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장타력뿐 아니라 상대의 집중적인 분석과 공략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타격폼을 유지하면서도 MLB 투수들의 빠른 공과 변화구를 꾸준히 공략할 수 있어야 한다.
MLB에 진출하는 것과 MLB에서 성공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2년 연속 50홈런을 기록한 박병호도 미국에서는 고전했다. 노시환의 도전을 낙관하기 어려운 이유다.
노시환은 과연 MLB에서도 거포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성공을 장담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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