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재는 경기 후에도 참지 않았다. 그는 "다 같이 싸우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했다. 수비수들이 불쌍할 정도였고, 모든 선수가 90분 내내 함께 경합하고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인이 빛나기보다는 팀이 하나가 돼 뛰어야 한다", "모든 선수가 머리 처박고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술적인 문제냐는 질문에는 "전술적인 문제가 아니다. 다 같이 싸워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 말은 그냥 흘려들을 이야기가 아니다.
국가대표팀은 클럽팀과 다르다. 클럽에서는 특정 선수가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축구를 할 수 있다. 감독이 그 선수에게 자유를 주고, 동료들이 그 선수의 움직임에 맞춰주는 것도 가능하다. 선수들이 오랜 시간 함께 훈련하면서 역할과 약속을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은 다르다. 선수들이 일주일, 열흘 남짓 모여 경기를 치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로 다른 클럽에서 다른 전술과 다른 방식으로 뛰던 선수들이 한 유니폼을 입는다. 그래서 대표팀일수록 개인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보다 서로의 움직임을 맞추고, 빈자리를 메우고, 동료를 위해 한 발 더 뛰는 것이 중요하다.
축구는 결국 11명이 하는 경기다. 한 선수가 아무리 뛰어나도 혼자서 11명을 상대할 수는 없다. 공격수가 공을 잃으면 미드필더가 압박을 도와줘야 하고, 미드필더가 경합에서 밀리면 주변 선수가 세컨드볼을 잡아줘야 한다. 수비수가 몸을 던질 때 앞선 선수들도 함께 내려와야 한다. 김민재가 말한 것도 바로 이것이다. 단순히 몇 km를 뛰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90분 동안 함께 경합하고, 함께 싸우고,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표팀에서는 '내가 얼마나 잘했느냐'보다 '우리가 얼마나 잘했느냐'가 먼저여야 한다. 개인기가 좋은 선수도 팀을 위해 개인기를 써야 한다. 드리블을 해야 할 때는 드리블을 하고, 패스해야 할 때는 빨리 패스해야 한다. 내가 공을 오래 가지고 있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동료에게 더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스타가 되는 것과 스타답게 플레이하는 것은 다르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순간 선수 개인의 이름보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이 먼저다. 내가 돋보이는 경기보다 팀이 살아나는 경기를 해야 한다. 내가 조금 희생해서 동료가 살아난다면 그것 역시 대표선수의 역할이다.
대표팀에 필요한 것은 또 한 명의 스타가 아니다. 필요한 것은 하나의 팀이다.
각자 잘하는 선수 11명을 모아놓는다고 강한 대표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각자 자신의 장점을 조금씩 내려놓더라도 팀을 위해 움직일 수 있는 선수 11명이 모여야 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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