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정후는 올해 분명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자신이 보완해야 할 부분도 뚜렷하게 드러냈다.
전반기는 뜨거웠다. 타격감이 살아나면서 높은 타율을 기록했고, 한때 타격왕 경쟁까지 거론될 정도로 좋은 흐름을 보여줬다. 지난해보다 한층 안정된 모습도 보였다.
문제는 후반기였다. 시즌이 길어질수록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다. 전반기의 뜨거웠던 방망이가 후반기 들어 차갑게 식었다. 특히 장타력에서 아쉬움이 컸고, 시즌 막판에는 타격 생산성 자체가 크게 떨어졌다. 그의 한계가 드러난 부분이다.
이 부분을 단순한 일시적인 슬럼프로만 봐서는 안 된다. MLB는 긴 시즌을 치러야 한다. 전반기에 아무리 잘해도 후반기 체력이 떨어지고 타격 생산력이 함께 내려간다면 결국 시즌 전체 성적에는 한계가 생긴다.
그렇다면 이번 겨울은 평소와 달라야 한다. 단순히 쉬고 다시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는 방식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부터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 트랙맨 같은 장비를 활용해 타구 속도와 발사각, 스윙 궤적 등을 세밀하게 점검하고 장타력을 끌어올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벌크업도 검토해야 한다.무조건 몸을 크게 만들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정후의 가장 큰 장점인 컨택 능력과 주루 능력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힘을 더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체력 보강 역시 중요하다. 전반기에는 잘했는데 후반기에 급격하게 떨어졌다면 기술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긴 시즌을 버텨낼 수 있는 체력과 컨디션 관리에도 문제가 없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그래서 나오는 이야기가 "귀국하지 말라"는 것이다. 무조건 한국에 돌아오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올해 드러난 문제를 생각한다면 시즌 종료 후 미국에 조금 더 머물면서 현지 환경에서 타격과 체력 훈련을 이어가는 방법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이정후가 MLB에서 실패했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와 대형 계약을 맺은 선수에게 이제 필요한 것은 MLB에서 살아남는 선수가 아니라 MLB에서 확실한 중심타자로 자리 잡는 선수로 한 단계 올라서는 것이다. 2026시즌은 그 과정에서 중요한 신호를 보냈다. 전반기는 뜨거웠다. 그러나 후반기는 차갑게 식었다. 이정후가 이번 겨울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2027시즌의 모습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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