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팬들 사이에서 강민호의 은퇴 후 '영구결번' 가능성을 두고 회의적인 시선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구결번은 누적 기록의 보상이라기보다, 그 팀의 시대를 상징했는가에 대한 평가다. 그리고 강민호의 커리어는 꾸준함은 있었지만, 팀을 우승으로 끌어당긴 상징적 장면은 희미하다.
논란의 핵심은 그가 꾸준히 강조해온 '즐기는 야구'다. 즐거움은 분명 스포츠의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에서 즐거움이 결과에 대한 집요함을 잠식하는 순간, 그것은 미덕이 아니라 결함이 된다. 강민호가 경기 중 자주 보이는 여유로운 표정과 태도는 일부 팬들에게 '경험에서 나온 여유'가 아닌, 승부에 대한 긴장 결여로 읽힐 수 있다.
야구는 멘탈 스포츠이지만, 동시에 찰나의 집중력이 승패를 가르는 냉혹한 게임이다. 특히 포수는 팀 수비의 중심이자 투수 심리까지 관리해야 하는 자리다. 그런 위치의 베테랑이 경기 중 가벼운 제스처와 '잡담'을 한다면, 그것은 개인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 팀 문화의 문제로 번진다. 팬들이 바라는 것은 유쾌한 베테랑이 아니라, 패배를 견디지 못하는 얼굴이다.
우승은 실력의 합이 아니라 태도의 총합이다. 정규시즌 144경기, 그리고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을 통과한 팀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이른바 '우승 DNA'라 불리는 처절함이다. 강민호의 커리어에는 기록은 남아 있지만, 팀을 들어 올린 그 처절한 순간은 없다. 그래서 그는 여전히 우승 반지 없는 베테랑으로 남아 있다.
2026시즌을 앞둔 지금, 삼성이 진정으로 대권을 노린다면 강민호의 변화가 필요하다. 팀의 상징이 되기 위해서는, 후배들이 보고 배우는 태도부터 달라져야 한다. 매 순간 신중하고, 패배를 참지 못하는 베테랑이어야 한다.
간절함 없는 즐거움은 결국 공허하다. 강민호가 남은 커리어에서 우승 반지를 원한다면, 이제는 웃음을 지울 시간이다. 포수 마스크 뒤의 눈빛에 다시 독기를 채워야 한다. 프로는 '과정이 즐거웠다'는 말로 기억되는 자리가 아니라, 결과로 증명되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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