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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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가을야구 때 이러나?' 후라도, '정상' 아닌 듯...NC전에 이어 SSG전서도 제몫 못해

2025-10-11 18:46

아리엘 후라도
아리엘 후라도
삼성 라이온즈의 가을야구는 결국 후라도의 어깨 위에서 흔들렸다.

정규시즌 내내 묵묵히 마운드를 지탱했던 에이스는,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낯선 모습을 보였다. 지쳤다고 말하기엔 너무 늦었고, 이해하기엔 너무 뼈아팠다.

후라도는 이번 가을 들어 두 번의 결정적 시험대에 올랐다. 와일드카드 1차전 NC전에서 6⅔이닝 9피안타 4실점으로 불안하게 출발했고,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9회말 동점 상황에서 불펜으로 등판했다가 김성욱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삼성이 믿은 에이스 카드였지만, 결과는 팀의 패배였다.

사실 전조는 있었다. 후라도는 정규시즌 동안 197.1이닝을 던졌다. KBO 전체 외국인 투수 중 최다 이닝, 본인 커리어에서도 가장 많았다.

그토록 무거운 공을 던져왔던 그의 어깨는, 이미 가을이 오기 전에 한계선에 다다라 있었다. 삼성의 가을 플랜은 그 한 사람의 '버티기'에 지나치게 의존했다. 박진만 감독은 "연장 승부를 대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지만, 후라도를 9회 불펜으로 투입한 결정은 결과적으로 '승부수'가 아닌 '무리수'로 남았다.

지친 팔을 다시 마운드로 불러냈고, 그 대가는 즉각적인 홈런이었다. 에이스를 믿는 건 감독의 권리지만, 지친 에이스를 보호하지 못한 건 책임이다.

후라도는 분명 성실한 투수다. 한 경기, 한 시즌, 한 공 한 공을 묵묵히 던져온 투수다. 그러나 지금의 그는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가을야구는 결국 '누가 더 남아 있는가'의 싸움이다. 후라도는 시즌 내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정작 지금, 후라도는 지쳐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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