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엇보다 충격적인 건, 올 시즌 내내 뒷문을 굳게 걸어 잠그며 33세이브를 기록했던 김서현의 흔들림이었다. 구속이 평소보다 떨어졌고, 제구 역시 흔들렸다. 3연투라는 부담 속에서도 팀이 믿고 맡긴 마무리가 결국 치명적인 뼈아픔을 안겼다. 김서현의 블론세이브는 단순히 한 경기의 패배가 아니라, '가을야구에서 이 투수를 끝까지 믿을 수 있느냐'는 물음을 남겼다.
선발진에서도 우려가 존재한다. 7월과 8월에 평균자책점 2점대를 기록하며 한화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문동주는 9월 들어 급격히 흔들렸다. 특히 27일 LG전에서는 1회도 버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되는 충격적인 부진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조부상까지 겹치며 정신적으로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그를 꾸짖기보다 격려하며 포스트시즌 준비를 주문했지만, 최근 흐름만 놓고 보면 신뢰도는 확실히 낮아졌다.
한화의 가을야구 구상은 폰세-와이스-류현진-문동주로 이어지는 4선발 체제다. 그러나 단기전은 변수의 연속이고, 4선발 문동주가 불펜으로 조기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지금의 문동주가 과연 무게감 있는 경기에서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느냐는 점이다.
결국 가을야구의 성패는 두 영건, 김서현과 문동주가 얼마나 빨리 자신감을 되찾느냐에 달려 있다. 가을은 또 다른 무대다. 김서현이 악몽의 9회를 씻어내고 다시 마무리 본능을 되찾을 수 있을지, 문동주가 흔들린 구위를 재정비해 한화의 '엑스팩터(X-factor)'가 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화 팬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믿을 수 있나?'라는 물음에 두 영건이 가을야구라는 답변을 내놓을 수 있을까. 한화의 가을은 그들의 어깨에 달려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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