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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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면 끝인가?' 몰락한 챔프 KIA, 무너진 희망 롯데…KIA, 과감한 인적 쇄신 필요, 롯데는 투자 없인 미래 없어

2025-09-29 08:26

가을야구 진출이 좌절된 KIA(위)와 롯데 선수들
가을야구 진출이 좌절된 KIA(위)와 롯데 선수들
지난해 통합 우승을 거머쥐었던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충격적인 몰락을 경험했다. 챔피언의 무게는 결국 부담으로 돌아왔고,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이름값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기대했던 선수들은 제 몫을 다하지 못했고, 중심축의 공백은 곧 팀 전체의 흔들림으로 이어졌다.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결과는 우연이 아니라 필연에 가까웠다.

KIA의 가장 큰 문제는 '세대교체 지연'이다. 여전히 팀을 이끌어가는 주축 선수들이 지난 우승 멤버에 지나치게 의존해 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는 기대에 못 미쳤고, 몇몇 유망주들은 1군과 2군을 오가며 기량을 확실히 꽃피우지 못했다. 지도력 부문에서도 한계를 드러냈다.

결국 KIA가 내년을 위해 가장 시급히 착수해야 할 과제는 인적 쇄신이다. 선수단 내부 경쟁을 활성화하고, 주전 자리를 '성과 기반'으로 재편하지 않는다면 챔프의 몰락은 단발적 추락이 아니라 장기 침체로 굳어질 위험이 있다. KIA는 이제 팬심에 기댄 과거의 영광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냉정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애초에 기대치와 현실의 간극이 너무 컸다. 시즌 초반만 해도 '가을야구 복귀'라는 희망이 피어났지만, 시간이 갈수록 전력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문제는 이 팀이 단순히 '운이 없어서' 실패한 게 아니라는 데 있다. 투수력 보강은 미흡했고, 타선의 핵심마저 들쭉날쭉했다. 몇몇 스타 플레이어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니, 전력의 균형이 깨져버린 것이다.


롯데의 본질적인 문제는 단순한 성적 부진이 아니라 투자의 부족이다. 오래된 역사와 가장 충성도 높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지만, 구단의 운영 방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유망주 육성 시스템,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인프라 투자에서 다른 구단들에 비해 확연히 뒤처져 있다. 그 결과 롯데는 매년 '희망 고문'만 반복하고 있다. 조금만 성적이 오르면 기대를 키우지만, 결국 가을이 다가오면 '역시 안 되는구나'라는 실망만 남긴다.

따라서 롯데에 필요한 건 단순한 전력 보강이 아니다. 과감한 투자와 시스템 혁신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미래는 없다.

KIA가 '사람'을 바꿔야 한다면, 롯데는 '돈과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야구단 운영을 비용으로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팬들이 가장 원하고 기다려온 건 화려한 말이 아니라 실제적인 변화다. 2025시즌은 KIA와 롯데 두 구단 모두에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챔피언의 몰락'과 '희망의 붕괴'라는 상반된 서사가 교차했지만, 본질적으로 두 팀 모두 변화 없인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KIA가 과거의 영광을 붙들고 머뭇거린다면, 롯데가 또다시 '돈 아끼기'에만 매달린다면, 내년에도 똑같은 비극은 반복될 것이다. 프로야구의 계절은 늘 새로 시작된다. 하지만 KIA와 롯데가 변화 없는 새 시즌을 맞이한다면, 팬들은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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