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시환은 경기 후 "손아섭 선배의 슬라이딩도 대단했지만, 나는 연기까지 했다"며 "내가 한 주루는 누구도 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0-1로 뒤진 7회말 1사 2·3루에서 하주석의 기습 번트가 김영우 투수 정면으로 굴러가자 노시환은 3루와 홈 사이에 갇혔다. 이때 노시환의 '연기'가 시작됐다.
체념한 듯 박동원 포수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던 노시환은 박동원이 접근하자 빠르게 몸을 비틀며 태그를 피했다. 주심의 아웃 판정 후 한화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박동원의 '빈 글러브 태그'가 확인되며 세이프로 뒤바뀌었다.
노시환은 "그냥 나를 죽여라는 듯한 제스처로 상대를 방심하게 했다"며 "체념한 표정도 계획된 것이었다. 연기를 하지 않았으면 그냥 죽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아섭은 "본능적으로 내 몸이 반응했다"고 당시를 회상한 바 있다.
7월 31일 NC에서 한화로 이적한 손아섭과 노시환은 매일 붙어 다니며 안타 내기로 서로를 자극하고 있다. KBO 통산 안타 1위(2천617개) 손아섭은 아직 한국시리즈 무대에 서지 못했고, 노시환은 올해 개인 첫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있다.
둘의 경쟁심은 한화의 비상을 이끄는 주요 동력이 되고 있다. /연합뉴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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