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운드에 나서면 모든 샷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티샷은 러프에 빠지고, 세컨샷은 벙커에 안착한다. 심지어 퍼팅마저 홀컵을 아슬아슬하게 빗겨나간다. 그럴 때면 골퍼는 “오늘은 그냥 접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이야말로 골프가 인생을 닮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실패와 역경을 삼키며 견뎌내는 시간, 그것이 결국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와신상담 – 불편을 견디며 큰 뜻을 세우다.
“와신상담(臥薪嘗膽)” 이 고사성어는 중국 춘추시대, 패망한 월왕 구천이 복수를 다짐하며 불편한 땔나무 위에서 잠을 자고 쓸개를 맛보며 치욕을 되새겼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 결국 구천은 오랜 인내 끝에 패권을 되찾았다. 골프에서도 와신상담의 순간은 찾아온다. 끝없는 연습, 반복되는 실패, 그리고 “이제 그만둘까?” 싶은 좌절. 하지만 그 과정을 견뎌낸 사람만이 언젠가 버디 퍼팅이 홀컵으로 빨려 들어가는 짜릿한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고진감래(苦盡甘來) – 쓴맛 끝에 찾아오는 단맛
라운드 중반, 스코어는 이미 엉망일지라도 희망을 놓지 않는 골퍼가 있다. 더블보기를 했더라도, 다음 홀에서 파를 잡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바로 그 마음에서 고진감래(苦盡甘來)의 지혜가 피어난다. 고생이 다하면 단맛이 오는 법이다. 사실 골프라는 게임은 쓴맛이 먼저다. 수없이 OB를 내고, 연습장에서 공을 천 개, 만 개를 쳐야 한다. 하지만 바로 그 끝에서 달콤한 순간이 기다린다. 언젠가 맞이하게 될 버디, 그리고 평생 한 번은 잡고 싶은 홀인원이 있을지 모른다.
△역경을 이겨내는 골프의 힘
라운드에서 실수와 실패가 반복되면 많은 이들이 포기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바로 그 순간이 우리를 성장시키는 시간이다. 골프는 스스로를 끊임없이 돌아보게 하고 작은 성취에 감사하는 마음을 심어준다. 삶도 마찬가지다. 시련이 닥쳤을 때 “왜 나만 이런 고생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앞서지만, 그 과정을 이겨내고 나면 인생의 달콤한 보상이 찾아온다.
△오늘의 한 샷이 내일의 희망이 된다
오늘의 라운드가 엉망이라 해도 그것이 끝이 아니다. 와신상담의 인내와 고진감래의 희망은 골프와 인생 모두에서 변함없는 진리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한 번의 실패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다. 오늘 벙커에서 허우적거린 경험이 내일의 파 세이브로 이어지고 수많은 실패가 쌓여 언젠가 인생의 버디를 만들어낸다.
△와신상담(臥薪嘗膽), 고진감래(苦盡甘來)
골프와 인생이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값진 가르침은 바로 이 네 글자에 담겨 있다.
[김기철 마니아타임즈 기자 / maniareport@naver.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