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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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억 슈퍼리치' 된 레일리…롯데는 왜 '과거형' 벨라스케즈를 택했나?

2025-09-08 09:45

브룩스 레일리(왼쪽)와 빈스 벨라스케즈
브룩스 레일리(왼쪽)와 빈스 벨라스케즈
롯데 자이언츠 팬들에게 브룩스 레일리는 여전히 잊을 수 없는 이름이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부산 마운드를 지킨 그는 구단 최장수 외국인 투수로, 꾸준함과 성실함으로 팀을 지탱했다.

그러나 2020년, 레일리는 메이저리그 복귀를 위해 스스로 롯데를 떠났다. 미국으로 돌아간 그는 휴스턴과 탬파베이에서 입지를 다지며 2년 연속 25홀드, 평균자책점 2점대라는 눈부신 성적을 기록했다. 내년 메츠에서의 팀 옵션까지 포함하면 누적 연봉은 무려 237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30억 원에 달한다.

반면, 롯데는 올 시즌 대체 외국인 투수로 '과거형' 빈스 벨라스케즈를 선택했다. MLB 경력이 있지만 그는 이미 전성기가 지난 투수였다. 레일리의 꾸준한 성실함과 MLB에서 꽃핀 잠재력을 생각하면, 롯데의 선택이 얼마나 아쉬운지는 말할 필요조차 없다.

롯데의 외국인 투수 영입은 어쩌면 구조적 문제다. 레일리처럼 검증된 투수를 끝까지 붙잡기보다는, 기대치 높은 신예 혹은 이름값 있는 선수에게 눈길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고 시즌 중 교체되는 경우가 반복되며, 팬들의 실망감은 커졌다. 레일리의 성공과 대비되면서 그 간극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레일리의 커리어는 단순한 '한국을 떠난 외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KBO에서 다진 성실함과 경험, 그리고 도전 의식이 합쳐져 MLB에서 '슈퍼리치'가 된 사례다. 330억이라는 금액은 단순히 연봉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롯데 팬들에게는 '놓친 기회'의 상징이고, 구단 입장에서는 외인 영입 전략을 되돌아볼 경고등이다.

이번 사례가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검증된 선수의 가치를 끝까지 평가하고 붙잡는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 단순한 이름값보다 현재 기량과 꾸준함을 보는 안목이 얼마나 필요한지, 그리고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기적 설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

레일리는 이미 '슈퍼리치'가 되었고, 벨라스케즈는 '과거형'으로 남게 됐다. 그 극명한 대비는, 팀 전략과 선수 선택의 중요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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