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인공은 롯데 자이언츠의 터커 데이비슨이다.
롯데는 2024년 12월 데이비슨과 총액 95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188cm, 97kg 좌완 선발투수인 그는 마이너리그 통산 60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30승 44패,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한 바 있었다.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던 데이비슨은 직구,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과 뛰어난 디셉션으로 위닝 멘탈리티를 더해줄 선수로 기대받았다.
시즌 초반 기대에 부응했다. SSG전 데뷔 7이닝 1실점을 시작으로 5월까지 12경기 6승 1패 평균자책점 2.45로 팀의 중추 역할을 했다.
하지만 5월 24일부터 급격한 부진에 빠졌다. 6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71을 기록하며 불안감을 줬고, 6월 이후 10경기 중 6이닝 이상 던진 것은 3번뿐이었다. 직전 4경기에서는 한 번도 6회를 넘기지 못했다.
운명의 8월 6일이 찾아왔다. 사직구장 KIA전에서 데이비슨은 6이닝 4피안타 3볼넷 1실점으로 36일 만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팀은 7-1로 승리했고, 데이비슨은 시즌 10승째를 올렸다.
하지만 이날이 고별전이었다. 경기 후 롯데는 데이비슨에게 웨이버 공시를 통보했다. 선수단은 모두 그라운드로 나와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었고, 물세례와 함께 작별 인사를 나눴다.

최종 성적은 22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65, 123⅓이닝 119탈삼진이었다. 수치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지만 롯데는 가을야구를 위해 더 압도적인 선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빈스 벨라스케즈를 새로 영입했다.
묘하게도 데이비슨이 안겨준 승리는 아직 롯데의 마지막 승리로 남아 있다.
그가 떠난 후 롯데는 9경기에서 1무 8패를 기록하며 9연패 위기에 몰렸다.
대체 투수 벨라스케즈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팬들의 씁쓸함만 더해지고 있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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