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키움은 내야수 송성문과 6년 총액 120억 원의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전액 보장 조건이다.
이는 비FA 타자 계약 중 역대 최대 규모로, 총액과 보장액 모두에서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송성문은 2015년 프로 데뷔 후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지난해 타율 0.340에 19홈런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고, 올해도 0.297, 16홈런으로 준수한 성적을 이어가고는 있다.
하지만 데뷔 이후 뚜렷한 성과 없이, 최근 의 반짝 활약만으로 120억이라는 대형 계약을 따냈다는 점에서 야구계 안팎의 시선이 엇갈린다.
그의 올해 연봉은 3억 원. 계약 기간 평균 연봉은 20억 원으로, 무려 660% 인상된셈이다.
이번 계약을 두고 샐러리캡 하한제 도입에 대비한 선제 대응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KBO는 샐러리캡 하한제를 설정할 예정인데, 키움은 이를 염두에 두고 송성문 계약을 통해 의무 지출 기준을 미리 채워두려는 전략일 수 있다. 연봉을 분산 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키움은 송성문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팅 금액이 만족스러울 경우 이적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즉, 샐러리캡 하한 회피와 프스팅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 계산된 수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키움의 행보에 비판의 시선도 있지만, 다른 구단들도 샐러리캡 문제를 피해가기 위해 유사한 방식의 편법을 사용하는 실정이다.
결국 문제는 제도 자체가 아니라 그 허점을 파고드는 방식에 있다.
조만간 복귀가 예정된 안우진 역시 송성문과 비슷하거나 더 충격적인 조건의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키움은 ‘투자하는 척’ 하면서 실속을 다 챙기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 키움의 이번 계약이 '신의 한 수'로 남을지, 아니면 '꼼수'의 대표 사례로 남을지, 그 진의가 드러날 것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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