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2일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대회 F조 2차전에서 브라질 명문 플루미넨시에 2-4로 패한 울산은 26일 도르트문트와의 최종전을 치른 뒤 28일 오후 귀국길에 오른다.
이후 귀국 5일 만인 7월 3일 오후 7시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광주FC와 코리아컵 8강전을 치르게 된다.
클럽 월드컵 기간 동안 다른 팀들의 리그 경기가 진행되면서 K리그1 5위(8승 5무 6패)로 순위가 하락한 울산에게는 코리아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대회가 됐다.
현재 선두 전북 현대(승점 42)가 일찌감치 승점 40고지를 넘어서며 격차를 13점까지 벌린 상황에서, 지난해까지 3연패를 달성했던 울산의 리그 우승 가능성은 시즌 초반보다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반면 코리아컵에서는 리그보다 밝은 전망을 갖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월한 대진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광주를 격파하면 4강에서 K리그2 김포FC와 부천FC의 승자와 맞붙게 된다. 전력 평가상 세 팀 모두 울산에 뒤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도르트문트전 종료 직후 10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으로 귀국해야 하는 울산은 시차 적응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코리아컵을 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선수단의 피로도 관리가 핵심이다.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와의 1차전 패배(0-1)에 이어 플루미넨시전까지 져서 16강 진출이 일찌감치 물거품이 된 만큼, 울산이 향후 일정을 고려해 주력 선수들의 체력 관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울산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한 체급 위 클럽들의 공세를 막아내느라 상당한 체력을 소모했고, 부상 악재까지 겪었다.
핵심 미드필더 고승범은 발 빠르고 기술적인 브라질 선수들을 상대로 고강도 압박을 펼치다 2차전 후반 33분 다리에 쥐가 나 그라운드에 쓰러지기도 했다.
역습의 핵심인 엄원상도 골키퍼 파비우와의 충돌 과정에서 넘어지며 왼쪽 어깨를 다쳐 후반 30분 교체됐다. 현재로선 3차전 출전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하지만 울산이 도르트문트전에 전력을 쏟을 이유도 충분하다.

베테랑 조현우는 플루미넨시전 직후 "우리가 2018년 월드컵에서 독일을 이긴 것처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울산 팬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고 싶다"며 "마지막에 한 번 반전을 만들어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영권도 "도르트문트전 결과가 K리그나 코리아컵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남은 경기에 초점을 맞춰 철저히 준비해 좋은 경기를 펼친다면 올 시즌 우리 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도르트문트전은 구단의 자존심뿐만 아니라 '실리'를 챙길 기회이기도 하다.
총상금 10억 달러(약 1조3800억원)에 달해 '쩐의 전쟁'으로 불리는 클럽 월드컵에서 울산은 참가비로 받은 955만 달러(약 132억원) 외에는 추가 상금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FIFA는 이번 대회 참가 구단들이 조별리그에서 승리할 때마다 200만 달러(약 28억원)를 지급한다. 무승부로도 K리그1 우승 상금(5억원)의 3배에 가까운 100만 달러(14억원)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지난해 리그 최고 연봉자가 받은 액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2024시즌 K리그1 '연봉킹'은 울산의 골키퍼 조현우(14억9000만원)였다. /연합뉴스
[이종균 마니아타임즈 기자 / ljk@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