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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vs 농구' 워니의 선택은?... SK, 역대 최고 외인 붙잡기 사활

2025-05-18 12:49

SK 워니와 김선형
SK 워니와 김선형
프로농구 '최고의 선수' 자밀 워니가 은퇴 선언을 뒤집고 다음 시즌에도 서울 SK의 골밑을 지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7일 창원 LG가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서울 SK를 꺾고 구단 사상 첫 우승을 달성하면서 2024-2025시즌이 막을 내렸다. 역대 최소인 46경기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SK는 챔프전에서 먼저 3패를 당해 일찌감치 우승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KBL 역사에서 3패 후 4연승으로 우승하는 리버스 스윕을 달성한 팀은 전무하다.

'0% 확률'에도 포기하지 않은 SK는 3차전 73-48 대승에 이어 4, 5차전 연승으로 기세를 올렸으나, 접전 끝에 7차전을 58-62로 패하며 통합 우승 꿈을 이루지 못했다.

워니는 챔프전 7경기에서 평균 16.1점, 10.9리바운드, 3.4어시스트, 1.7블록슛, 1.1스틸을 기록하며 SK의 공수 양면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득점·리바운드·블록슛에서 팀 내 1위, 어시스트·스틸에서는 2위를 차지하며 팀의 기둥 역할을 담당했다.

이처럼 코트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해온 워니가 있고 없고는 SK의 새 시즌 성적을 좌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K 워니
SK 워니
2019년부터 SK 유니폼만 입은 워니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여러 차례 기자회견에서 공언해왔다. 하지만 그는 6차전 직후 "마지막 경기가 남았다. 거기에 최선을 다해 집중하겠다"며 "(은퇴에 대해서는) 그다음에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단호하게 '은퇴하겠다'고 밝혀온 워니가 번복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전성기를 달리는 워니가 갑작스럽게 은퇴를 결심한 배경에는 가족을 향한 깊은 사랑이 있다. 미국 뉴저지주 출신인 그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가족과 친지 여럿을 동시에 잃었다. 이후 '인생관'이 크게 바뀐 것으로 구단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워니는 올해 초 은퇴 관련 질문에 "미국에 누나와 조카가 있는데, 이제 아이가 입학할 나이가 된 만큼 아버지의 부재를 채워줄 역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빨리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미국으로 돌아가 지도자 수업을 받으면 모교인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에서 감독으로 활동할 시기를 앞당길 수 있으며,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늘릴 수 있다.

워니는 2022년 스토니브룩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고 등번호가 영구결번될 정도로 모교에서 '전설' 같은 존재다. 일찍 은퇴하고 지도자로 경력을 전환하는 것이 농구와 생계, 명예와 가족을 모두 챙기는 최선의 선택지로 여겨졌다.

이제 시즌이 종료됨에 따라 선수와 구단이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계약 조건을 논의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은퇴와 가족 쪽으로 기울었던 워니의 마음을 돌리는 방향으로 대화가 진행될 전망이다.

SK 워니
SK 워니
SK는 워니의 개인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필사적으로 그를 붙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워니가 원하는 조건이 있다면 구단이 가능한 한 편의를 봐주면서 전향적인 자세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도 선수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SK의 설득이 실패하고 워니가 예고한 대로 은퇴한다면, 아쉬운 패배를 당했던 LG와의 챔프 7차전이 그의 고별전이 된다. 이렇게 되면 워니의 KBL 6년 여정에도 마침표가 찍히게 된다.

이 기간 워니는 명실상부 프로농구 최고의 선수였다. 정규리그 외국인 선수 최우수선수(MVP)를 4차례나 수상해 프로농구 초창기 골밑을 지배한 조니 맥도웰과 귀화선수로 활약한 라건아(각 3회)를 넘어 최다 수상자로 KBL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올 시즌에는 또 다른 기록도 세웠다. 라운드 MVP 6개 중 3개를 워니가 차지했는데, 2015-2016시즌 라운드 MVP 제도가 도입된 이래 한 시즌에 3차례나 이 상을 받은 것은 워니가 처음이다.

[전슬찬 마니아타임즈 기자 / sc3117@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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