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철의 골프이야기] 새옹지마(塞翁之馬) – OB? 복일까? 화일까?](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507104938044216cf2d78c681439208141.jpg&nmt=19)
그런데 아뿔싸!!! 공은 보기 좋게 슬라이스 궤적을 그리며 오른쪽 OB 라인을 향해 날아갔다. “아이고! OB인가?” 나는 탄식을 내뱉고 고개를 떨궜다. 머릿속엔 스코어카드에 적힐 ‘+2’가 그려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캐디가 소리쳤다. “어? 공이 살아 있을 것 같아요! 튕겨 나왔어요!” 믿기 힘든 상황이었다. 공이 나무를 맞고 되돌아와 페어웨이 오른쪽 가장자리에서 멈춰 있었던 것이다. 동반자들이 한 마디씩 말했다. “살아 있네요.", "운이 좋았네요.”,"평소 착한 일 많이 하시나봐요."
이후의 전개는 그야말로 드라마였다. 두 번째 샷이 기막히게 깃대 옆에 붙었고 퍼팅은 부드럽게 흘러들어가 버디 성공. 분명 OB로 확정이라 생각했던 샷이 오히려 이날 최고의 하이라이트가 된 순간이었다.
이럴 때 떠오르는 사자성어가 있다. 바로 새옹지마(塞翁之馬)다.
《회남자(淮南子)》에 나오는 이 고사는 변방에 사는 노인의 말이 도망가자 이웃들이 안타까워했지만 며칠 뒤 훨씬 좋은 말을 데려왔고 기뻐하는 사이 그 말을 타던 아들이 떨어져 다치는 일이 생긴다. 하지만 다친 덕분에 아들은 전쟁에 나가지 않아 목숨을 건졌다는 이야기다. 즉 인생의 복(福)과 화(禍)는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골프에서도 이런 일은 흔하다. 완벽하게 친 샷이 나무에 맞고 페널티구역으로 빠지는가 하면 뒤땅 난 샷이 굴러가다 그린에 턱 하니 올라가기도 한다. OB를 쳤다고 생각한 순간 흐름이 되살아나고 그 한 타로 인해 자신감을 되찾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골프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 실수했다고 낙담하지 말고 운이 좋다고 들뜨지도 말자. 골프도 인생도 결국은 새옹지마다.
지금의 위기가 다음 홀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김기철 마니아타임즈 기자 / maniareport@naver.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