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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철의 골프이야기] 새옹지마(塞翁之馬) – OB? 복일까? 화일까?

2025-05-07 10:50

[김기철의 골프이야기] 새옹지마(塞翁之馬) – OB? 복일까? 화일까?
기분이 좋은 라운드다. 날씨도 쾌청하고 함께한 동반자들도 편안하며 특히 이번 파4홀은 과거에 좋은 기억이 있던 코스였다. “오늘은 버디 하나쯤 나오겠는데?”란 기대를 품고 드라이버를 자신 있게 휘둘렀다.

그런데 아뿔싸!!! 공은 보기 좋게 슬라이스 궤적을 그리며 오른쪽 OB 라인을 향해 날아갔다. “아이고! OB인가?” 나는 탄식을 내뱉고 고개를 떨궜다. 머릿속엔 스코어카드에 적힐 ‘+2’가 그려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캐디가 소리쳤다. “어? 공이 살아 있을 것 같아요! 튕겨 나왔어요!” 믿기 힘든 상황이었다. 공이 나무를 맞고 되돌아와 페어웨이 오른쪽 가장자리에서 멈춰 있었던 것이다. 동반자들이 한 마디씩 말했다. “살아 있네요.", "운이 좋았네요.”,"평소 착한 일 많이 하시나봐요."

이후의 전개는 그야말로 드라마였다. 두 번째 샷이 기막히게 깃대 옆에 붙었고 퍼팅은 부드럽게 흘러들어가 버디 성공. 분명 OB로 확정이라 생각했던 샷이 오히려 이날 최고의 하이라이트가 된 순간이었다.

이럴 때 떠오르는 사자성어가 있다. 바로 새옹지마(塞翁之馬)다.


《회남자(淮南子)》에 나오는 이 고사는 변방에 사는 노인의 말이 도망가자 이웃들이 안타까워했지만 며칠 뒤 훨씬 좋은 말을 데려왔고 기뻐하는 사이 그 말을 타던 아들이 떨어져 다치는 일이 생긴다. 하지만 다친 덕분에 아들은 전쟁에 나가지 않아 목숨을 건졌다는 이야기다. 즉 인생의 복(福)과 화(禍)는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골프에서도 이런 일은 흔하다. 완벽하게 친 샷이 나무에 맞고 페널티구역으로 빠지는가 하면 뒤땅 난 샷이 굴러가다 그린에 턱 하니 올라가기도 한다. OB를 쳤다고 생각한 순간 흐름이 되살아나고 그 한 타로 인해 자신감을 되찾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골프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 실수했다고 낙담하지 말고 운이 좋다고 들뜨지도 말자. 골프도 인생도 결국은 새옹지마다.

지금의 위기가 다음 홀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김기철 마니아타임즈 기자 / 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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