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백준은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14번 홀까지 버디 없이 보기만 1개를 기록하는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끝까지 인내하며 15번 홀에서 첫 버디를 잡아낸 뒤, 극적으로 18번 홀에서 두 번째 버디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지었다.
"코스가 어려워서 버디가 나오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숙소에서 나올 때부터 '안되더라도 참자.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마음먹었습니다." 김백준의 인터뷰는 그의 성숙한 마인드컨트롤을 엿볼 수 있게 했다.
특히 그는 매 홀마다 "조급해지면 더 안 맞을 거야. 침착해라"라고 자신에게 되뇌었다고 한다. 이런 마음가짐이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플레이로 이어졌다.
김백준은 국가상비군과 국가대표 출신으로 주니어 시절부터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동갑 조우영이나 한 살 아래 장유빈의 그늘에 가려있었다. "프로 전향 전에 한동안 맨날 그들에게 졌어요. 밥 내기하면 늘 제가 밥을 샀죠. 하지만 그들이 있었기에 더 노력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골프 인생에는 의외의 전환점도 있었다. 프로 전향을 앞두고 슬럼프에 빠졌을 때, 그는 집착과 고민 대신 "골프채를 놓고 한 달 동안 마음대로 놀았다"며 "일탈을 통해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지난 시즌 아쉽게 신인왕을 놓친 김백준은 겨울 훈련 동안 체중을 늘리고 스윙 스피드를 높여 장타력을 키웠다. 그 결과 드라이버 캐리가 250~260m에서 270m로 늘어났고, "전보다 짧은 클럽으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개막전부터 우승할 줄 몰랐습니다. 나 자신이 대견스럽습니다." 첫 우승의 기쁨을 누린 김백준은 시즌 목표로 세웠던 3승의 첫 발을 내디디며 "어떤 대회든 다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PGA 투어 진출이라는 꿈을 향해 달려가는 그는 "대상을 받아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 최종전 진출 자격을 얻는 게 1차 목표"라며 더 큰 비전을 향한 도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연합뉴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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