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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 스피드 하위 12%인데 성적은 상위...이정후 MLB 초반 맹활약 비결

2025-04-17 20:17

샌프란시스코 이정후의 힘찬 스윙.
샌프란시스코 이정후의 힘찬 스윙.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 바람처럼 빠른 배트 스피드를 자랑할 것이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방망이 속도만 놓고 보면 하위권이다.

MLB 스탯캐스트를 활용한 다양한 데이터를 공개하는 웹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의 17일(한국시간) 자료에 따르면, 이정후의 배트 스피드는 시속 68.5마일(약 110㎞)로 리그 하위 12%다.

그러나 '느린 방망이'에도 이정후는 2025시즌 초반 MLB 전체를 통틀어 열 손가락에 꼽히는 타자로 맹활약 중이다.

타율(0.338) 8위, 장타율(0.699) 6위, OPS(출루율+장타율·1.048) 8위, 2루타(10개) 1위, 최다 안타(23개) 공동 9위, 득점(19개) 3위 등 공격 대부분 지표에서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다양한 세부 지표 역시 이정후가 뛰어난 타자라는 걸 알려준다.

베이스볼서번트는 한 장의 그림을 통해 현재 타자의 가치를 보여준다.

이정후의 다양한 타격 지표.
이정후의 다양한 타격 지표.
리그 전체에서 상위권이면 빨간색, 하위권이면 파란색으로 부문별 막대그래프 지표를 표기한다.

이정후는 시즌 초반 '온통 빨강' 지표로 마치 상종가로 가득한 주식 시장 현황판을 떠올리게 한다.

먼저 이정후가 타격으로 만들어 낸 득점 가치(Batting Run Value)는 현재까지 8로 리그 상위 4%다.

또한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답게 주루를 통해 창출한 득점 가치(Baserunning Run Value)는 1로 상위 1%에 해당한다.

타구의 질을 기반으로 한 정교한 지표인 예상 가중 출루율(xwOBA)은 0.394로 리그 상위 14%, 예상 타율(xBA)은 0.332로 리그 상위 5%다.

이처럼 다양한 지표들 가운데 눈에 띄는 건 배트 스피드(Bat Speed) 항목이다.


하위 12%의 느린 속도로도 이정후가 뛰어난 성적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정확성과 콘택트 기술이 있다.

정확하게 맞히는 기술이 특출하다면, 굳이 빠르게 휘두르지 않아도 타이밍과 일관된 배트 궤적으로 꾸준히 좋은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이정후는 KBO리그 시절부터 배트에 공을 맞히는 능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이러한 재능은 MLB에서도 이어진다. 이정후의 헛스윙률(Whiff%)은 17.3%로 상위 11%다.

또한 이정후는 최근 MLB에서 가장 주목하는 데이터 가운데 하나인 이상적인 발사각 비율(LA Sweet-Spot%)이 뛰어나다.

좋은 타구를 만들기 위한 발사각 8∼32도 사이에 쏘아 올린 올 시즌 타구 비율은 43.1%로 리그 상위 13%다.

이정후의 주루.
이정후의 주루.
이처럼 헛스윙은 적고, 일관적인 스윙 궤적으로 이상적인 발사각을 꾸준히 만들어낸 것이 이정후의 활약 비결이다.

이정후처럼 배트 스피드가 느리면서도 뛰어난 타격 성적을 보여준 선수는 2022∼2024년 타격왕을 차지한 MLB 현역 최고의 교타자 루이스 아라에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다.

아라에스는 지난해 배트 스피드가 하위 1%임에도 헛스윙 비율(6.9%) 상위 0%, 이상적인 발사각 비율(40.9%)은 상위 2%였다.

마지막으로 이정후는 배럴 타구 비율(시속 95마일 이상·발사각 26∼30도)과 타구 속도 모두 리그 중위권이다.

그런데도 리그 정상급 성적을 유지하는 건, 그만큼 정확한 콘택트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의미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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