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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캡 축소에 '내부 FA' 우선...프로배구 이적시장 '뜸한 열기

2025-04-09 23:13

남자 프로배구 FA 최대어로 꼽히는 임성진. 사진[연합뉴스]
남자 프로배구 FA 최대어로 꼽히는 임성진. 사진[연합뉴스]
남자 프로배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막이 올랐으나, 예상했던 것보다 시장 열기는 한풀 꺾일 전망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8일 FA 자격을 취득한 25명의 선수 명단을 공식 발표하면서 21일까지 이어질 2주간의 협상 기간이 시작됐다. 그러나 이번 FA 시장의 최대어로 평가받는 임성진(한국전력)을 둘러싼 영입 경쟁은 즉각 가열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각 구단이 우선적으로 소속팀 내 주요 FA 선수들의 잔류를 확정짓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가오는 시즌부터 샐러리캡(연봉상한제) 감소가 예정되어 있어 구단들의 FA 영입 투자에 제약이 생길 전망이다.

남자부 7개 구단은 현재 58억1천만원(샐러리캡 41억5천만원+옵션캡 16억6천만원) 수준인 보수총액을 향후 4년에 걸쳐 48억원대로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초기 계획은 매년 2억원, 2억원, 3억원, 3억원씩 감액해 총 10억원을 줄이는 것이었으나, 일부 구단의 이의 제기로 5년에 걸쳐 동일한 금액을 줄이는 방안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번 시즌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트레블(컵대회·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석권)을 달성한 현대캐피탈은 우승 공신들인 내부 FA를 우선적으로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베테랑 미들블로커 최민호를 비롯해 전광인, 이시우, 김선호, 리베로 박경민이 모두 FA 자격을 얻었다. '레전드' 문성민의 은퇴로 샐러리캡에 일부 여유가 생겼지만, 이는 첫 FA 자격을 얻어 연봉 상승이 예상되는 박경민과 김선호를 붙잡는 데 사용될 전망이다.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 역시 정지석, 곽승석, 김규민 등 핵심 선수들과의 재계약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KB손해보험도 황택의, 정민수와 같은 베테랑 선수들과의 협상에 집중하고 있다.

처음 FA 자격을 얻은 현대캐피탈의 리베로 박경민. 사진[연합뉴스]
처음 FA 자격을 얻은 현대캐피탈의 리베로 박경민. 사진[연합뉴스]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KB손해보험, 삼성화재 등 여러 구단이 임성진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내부 FA와의 계약이 마무리된 이후에야 본격적인 접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권영민 감독과 계약을 연장한 한국전력은 신영석, 서재덕 등 핵심 베테랑들을 우선적으로 잔류시키는 한편, 임성진도 가능한 한 팀에 남겨두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임성진 본인도 '우승 가능성이 있는 팀으로 이적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지만, 최근에는 한국전력 잔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A 자격을 얻은 우리카드의 박준혁. 사진[연합뉴스]
FA 자격을 얻은 우리카드의 박준혁. 사진[연합뉴스]
205cm의 뛰어난 신체조건을 갖춘 박준혁은 소속팀뿐 아니라 다른 팀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으며, 삼성화재의 김정호와 OK저축은행의 박원빈도 현 소속팀에 남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번 FA 시장은 샐러리캡 축소 방침과 각 구단의 내부 FA 우선 정책으로 인해 예년보다 신중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성진을 비롯한 대어급 선수들의 거취는 협상 기간 후반부에 본격적으로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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