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는 3월 2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SSG를 상대로 0-10으로 패배했다. 타선의 침묵과 찬스에서의 연결력 부족이 눈에 띄었으며, 바람이 강하게 부는 가운데 수비 집중력도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선발진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신규 영입된 엄상백은 총액 78억 원의 대형 계약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⅔이닝 동안 안타 6개를 허용하며 어려움을 겪었고, 2실점으로 막았지만 불안한 모습이었다. 캠프 내내 1회에 흔들리다 이후 안정을 찾는 패턴이 반복돼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더 큰 관심을 모은 것은 류현진의 등판이었다. 5회 등판한 그는 2⅓이닝 동안 55구를 소화하며 9안타 2탈삼진 7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표면적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실전 등판보다는 투구 수 채우기에 중점을 둔 모습이었다.
류현진은 원래 오키나와에서의 마지막 등판을 마친 상태였으나, 한국보다 따뜻한 기후에서 추가 등판을 결정했다. 60구 정도 투구하는 것이 목표였고, 3일 휴식 후 등판해 일부 피로감도 있었다. 이날은 변화구보다는 직구 위주로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주목할 점은 수비 실수로 인한 추가 실점이었다. 6회 조형우를 삼진으로 처리한 후 이정범의 2루 땅볼 때 2루수 황영묵의 실책이 나왔다. 이후 연속 안타로 3실점하며 류현진의 기록이 더 나빠졌다. 대체로 강한 타구보다는 외야로 빠져나가거나 뚝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가 많았다.

한화 선발진의 가장 큰 변수는 문동주다. 지난 시즌 말 어깨 통증으로 고전했던 그는 프리미어12에도 불참하고 재활에 전념했다. 현재 다른 투수들보다 시즌 준비가 늦은 상황으로, 오키나와에서도 실전 경기 없이 불펜 피칭만 소화했다. 개막전 로테이션 합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5선발 자리를 놓고 이상규가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연습경기 성적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불펜에서는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투수들이 주목받는 가운데, 안정된 제구력의 신인 권민규도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모두 문동주만큼 확실한 카드는 아니어서 변수가 크다.
한화는 시즌 초반 두 외국인 투수와 류현진, 엄상백이 등판하는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이 중요해졌다. 타선의 응집력과 수비 안정성 확보라는 과제를 안고 시범경기를 준비하게 됐다.
이글스는 3월 3일 오키나와 캠프를 마무리하고 4일 귀국한다. 6일 대전 신구장에서 자체 연습경기를 가진 후 8일 청주구장에서 두산과의 시범경기 개막전을 치를 예정이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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