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탁구 기대주인 박가현(17·대한항공)은 24일 강원도 삼척시민체육관에서 열린 제78회 애경케미칼 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양하은(포스코인터내셔널)에게 0-3(11-13 4-11 8-11)으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한 뒤 살짝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아침 훈련 중 허리를 삐끗하는 바람에 통증이 심해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전날 한국마사회와 여자단체전 결승 때 게임 스코어 2-2로 맞선 최종 5게임에 출전해 37세의 '백전노장' 서효원과 경기 때 너무 긴장했던 게 화를 부른 것이다.
박가현은 서효원과 경기에서 1-3으로 졌고, 대한항공은 2015년 우승 이후 9년 만의 정상 탈환 도전이 좌절됐다.
팀의 막내로서 마지막 경기를 내줬다는 자책감과 허리 통증 속에 단식 4강전에 나선 박가현은 첫 세트 듀스 접전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를 펼쳤지만 결국 11-13으로 졌고, 2세트와 3세트도 내리 내줘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호수돈여중을 졸업한 뒤 고교로 진학하지 않고 곧바로 실업팀 대한항공에 입단한 그는 작년에는 두나무 한국탁구리그에서 주천희(삼성생명)를 2-0으로 꺾는 '녹색 테이블 반란'을 일으켜 여자 간판 신유빈(대한항공)의 뒤를 이을 차세대 에이스 재목감으로 꼽힌다.
오른손 셰이크핸드 올라운드형으로 강력한 백드라이브가 강점이고, 기복이 많지 않은 스타일이다.
박가현은 대한항공 입단 후 김경아, 당예서 코치의 집중적인 지도를 받아 포핸드 드라이브 공격력과 경기 운영 능력도 눈에 띄게 좋아져 이번 대회 단식 목표를 우승으로 잡았다.

박가현은 "언니들과 경쟁하면서 부족한 점을 많이 발견했고, 느낀 점도 많다"면서 "내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5위 안에 들어 시니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최고의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던 김경아 코치는 "오늘 아침 가현이가 허리 통증 때문에 두 번이나 눈물을 터뜨렸다"면서 "하지만 부상 등 돌발 변수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이겨낼지를 체험한 만큼 스펙트럼은 한층 넓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코치는 이어 "부족했던 체력과 근력을 보강했고, 포핸드 구사 능력이 많이 좋아졌다"면서 "백핸드도 극대화돼 다른 상대가 쉽게 가현이를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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