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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953] 테니스에서 왜 ‘칩 앤 차지(chip and charge)’라고 말할까

2023-04-08 07:53

승부샷으로 '칩 앤 차지' 전략을 자주 구사했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연합뉴스 자료사진]
승부샷으로 '칩 앤 차지' 전략을 자주 구사했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연합뉴스 자료사진]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의 전성기 때 얘기다. 대개 경기를 빨리 끝내기 위해 승부수를 띄우는 샷이 있었다. ‘칩 앤 차지(chip and chage)’ 플레이였다. 속도가 느린 상대의 두 번째 서브를 받기 위해 네트로 돌진하며 상대의 강한 타구의 힘을 활용해 약한 스트로크로 공을 살짝 넘겨 포인트를 얻었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chip and charge’는 조각낸다는 의미인 ‘chip’와 받는다는 의미인 ‘charge’의 합성어이다. ‘chip’는 잘라서 깎아낸다는 뜻을 가진 고대 영어 ‘forcippian’가 어원이다. ‘cipp’는 작은 나무 조각을 의미하는 단어로 후에 ‘chip’으로 차용됐다. ‘charge’는 13세기부터 책임이나 의무를 지운다는 의미로 쓰였다.

테니스에서 칩은 백스핀으로 상대 샷을 막는 것을 말한다. 칩 앤 차지는 상대 서브를 백스핀을 넣어 보내며 네트 앞으로 가 발리로 막아내는 공격적인 전략이다. 골프에서 칩샷은 낮게 띄어서 멀리 보내는 샷을 뜻한다. 이 전략은 상대방이 드라이브를 치는 동안 네트 앞에서 기다리면서 공을 맞추어 네트를 넘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빠른 반응과 뛰어난 수비 기술이 필요하다. 상대방이 공을 치는 순간, 수비수는 네트 앞에서 빠르게 반응하여 공을 맞추어 네트를 넘기고 상대방을 깜짝 놀라게 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은 공격적이며 높은 위험성을 가지고 있지만, 성공하면 상대방의 자신감을 꺾는데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잘못하면 상대에게 역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을 갖춘 선수들만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테니스에서 칩 앤 차지는 최근 새로 생긴 용어이다. 1975년 이전에는 이 말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테니스 전문가들을 얘기한다. 테니스 기술 경쟁이 심화하면서 새롭게 등장한 것이 칩 앤 차지라는 것이다. 빠른 속공 플레이를 네트에서부터 제어하고 패스 슛을 유도하기 위해 전술적 필요에 의해 탄생했다고 한다. 1980년대 중반 본격적인 기술이 선을 보였다. 남자 테니스 스테판 에드베리(스웨덴)와 여자 테니스 하나 만드리코바(체코)와 같은 선수들은 칩 앤 차지를 ‘킬러샷’으로 삼아 세계 남녀 테니스를 주도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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