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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불안한 기운은 뭐지…' 개막전부터 외인, 국내파 할 것없이 각 팀 에이스들 잇단 수모로 비상 걸려[마니아포커스]

2023-04-03 09:01

KBO 리그의 내노라하는 에이스들이 심상찮다. 2023시즌 개막 2연전에서 각 팀들의 에이스들이 너나 나나 할 것없이 난타를 당하고 있다. 여기다가 불펜진마저 불안스럽다. 개막부터 마운드 소모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KBO 리그 좌완 대표주자인 구창모가 2일 삼성전에서 5이닝을 채 버티지 못한채 6실점으로 무너져 충격을 안겼다.[NC 다이노스]
KBO 리그 좌완 대표주자인 구창모가 2일 삼성전에서 5이닝을 채 버티지 못한채 6실점으로 무너져 충격을 안겼다.[NC 다이노스]
KBO 리그 개막 2연전에서 키움 히어로즈만이 한화 이글스에 연속 끝내기 승리로 2연승을 했을뿐 나머지 8개 팀은 서로 1승씩을 나누어 가졌다. 모두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면서 10경기 가운데 4경기가 1점차로 승부가 갈렸다. 짜릿짜릿한 승부였지만 팀의 에이스들이 제몫을 못해준 탓이 컸다.

우선 1일 개막전에서는 KBO 리그의 대표 외인인 케이시 켈리(LG 트윈스)와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라이온즈), 그리고 KBO 리그의 마지막 20승 투수로 3년만에 복귀한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가 모두 무너졌다.

그리고 2일에는 알버트 수아레즈(삼성)에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인 구창모(NC 다이노스) 김윤식(LG) 소형준(kt 위즈)도 힘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대량 실점을 하고 말았다.

뿐만 아니다 신 외인 버치 스미스(한화 이글스)는 어깨부상으로 3이닝도 채 던지지 못하고 자진강판했고 커크 맥카티도 3⅓이닝 8실점이나 해 실망을 시켰다. 이의리(KIA 타이거즈)는 승리는 챙겼지만 볼넷을 6개나 내주면서 여전히 제구력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 제2선발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국내파 에이스인 구창모와 소형준의 부진은 그야말로 충격이다.

구창모는 2년차 외인 수아레즈와 선발 맞대결을 벌인 대구 삼성전에서 타선 도움으로 6점을 선취해 넉넉한 승리가 예상됐으나 강민호에게 동점 3점포를 허용하는 등 4⅓이닝 동안 6개의 삼진을 잡아내면서도 7피안타(1피홈런) 3볼넷 6실점으로 무너졌다.

소형준은 구창모보다 더 비참했다.

소형준은 2일 LG전에서 2⅓이닝 9실점으로 충격을 안겼다.[kt위즈 자료사진]
소형준은 2일 LG전에서 2⅓이닝 9실점으로 충격을 안겼다.[kt위즈 자료사진]
큰 경기에 강해 '대형준'이란 별명까지 얻은 소형준은 LG와의 2차전에 선발로 나서 그야말로 배팅볼 투수처럼 난타를 당했다. 2⅓이닝 동안 18타자를 상대하며 10피안타 2볼넷으로 무려 9실점했다. 2021년 7월 5일 키움전서 2⅓이닝 8피안타(2피홈런) 2볼넷 10실점(8자책)이후 첫 대량실점이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뛰어난 활약으로 성큼 WBC 국가대표 자리를 꿰차고 올시즌 LG 마운드의 기둥으로 떠오른 김윤식도 1회말 kt의 앤서니 알포드에게 2점홈런을 맞은 것이 전부로 기록상으로는 1이닝 2실점에 그쳤지만 실제로는 2회 무사 만루에서 불펜으로 나선 임찬규가 무실점으로 막아 주지 않았다면 실점은 훨씬 더 많아질 수도 있었다.

이런 국내파 에이스들과 함께 외인 에이스들도 이상스레 힘을 못 쓰기는 마찬가지다.

삼성의 외인 원투펀치의 부진은 안그래도 하위권으로 여겨지는 삼성으로서는 암울하기 짝이 없다.

가장 컨디션이 좋아 3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나선 뷰캐넌은 5이닝 8피안타 4실점으로 개막전 3연패 수모를 당했고 시범경기에서 2승에 평균자책점 0.69를 기록한 수아레즈도 2차전에서 3이닝 9피안타(1피홈런) 6실점으로 무너졌다.

지난해에는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올해는 다르다며 기대를 걸었던 수아레즈는 첫 게임에서 6실점으로 무너졌다.[삼성 라이온즈 자료사진]
지난해에는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올해는 다르다며 기대를 걸었던 수아레즈는 첫 게임에서 6실점으로 무너졌다.[삼성 라이온즈 자료사진]
꾸준함의 대명사이자 올해로 KBO 리그 5년차를 맞는 켈리도 2년만에 개막전 선발로 나서 5⅓이닝동안 강백호와 알포드에게 홈런 2발을 포함해 8피안타로 6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렇게 선발들이 일찌감치 무너지면서 불펜들의 부하도 커졌다.

댄 스트레일리(롯데)와 라울 알칸타라(두산)가 선발 맞대결을 벌인 잠실 개막전에서는 두 팀 합쳐 26안타에 17개의 사사구가 나오면서 각각 9명의 투수가 마운드를 지켜야 했고 2일 김윤식과 소형준이 선발로 나선 수원에서는 LG에서 9명, kt에서 8명이 등판해야 했다.

이들 경기뿐만 아니라 개막 2연전 10경기 가운데 문학 KIA와 SSG의 개막전에서 KIA가 선발 숀 앤더슨부터 김기훈 최지민으로 3명의 투수만 나왔을뿐이고 나머지 경기는 모두 불펜이 5명 이상이 나서는 소모전을 벌여야 했다.

이처럼 각 팀 에이스들이 수모를 당하는 가운데도 국내파 베테랑 김광현는 최소경기 150승 투수가 됐고 최고투수 반열에 올라선 안우진은 개막전 최다탈삼진에 개인최다탈삼진 신기록까지 세우며 무실점으로 역투해 단연 군계일학의 위용을 과시했다.

또 2년차 외인 웨스 벤자민(kt)은 LG를 상대로 5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보이며 6이닝 무실점,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뛴 새 외인 에릭 페디(NC)는 삼성을 상대로 5이닝 무실점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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