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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면 몰라도? 허구연 총재의 KBO 미국 개막전 '역발상'

2023-02-28 17:37

야구 팬들이 2022 개막전을 보기 위해 야구장에 몰려들고 있는 모습.
야구 팬들이 2022 개막전을 보기 위해 야구장에 몰려들고 있는 모습.
우리나라 축구 수준보다 몇 수는 낮은 나라의 축구 경기가 서울에서 열린다고 치자. 경비는 모두 그 나라가 부담한다. 우리나라는 경기장 빌려주고 돈만 챙기면 된다.

그런데 그 경기를 보러갈 사람이 있을까? 우리나라 경기가 아닐뿐더러, 수준도 낮은 경기를 돈 내고 구경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시청률이 생명인 방송사들도 그런 경기를 중계할 리 만무하다. 그나라 광고주들도 아무도 TV로 보지 않을 경기에 광고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 경기를 보러 가든가, 아니면 방송사가 경기를 중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딱 한 가지밖에 없다. 우리나라에 축구 경기가 전면 중단됐을 때다. 축구 경기에 목이 마른 팬들은 비록 수준이 낮더라도 그 경기를 볼 수밖에 없다. 스포츠 방송사 역시 그 경기를 중계할 수밖에 없다. ESPN이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내 야구 경기가 전면 중단되자 새벽에 KBO 리그 경기를 중계한 것이 좋은 예다.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KBO 리그 개막전이 미국에서 열린다 해도 야구팬들은 그 경기를 보지 않을 것이다.

메이저리그 경기가 한국에서 열린다면 야구 팬들은 비싼 입장료를 지불하고서라도 경기장을 찾을 것이다. 방송사들도 서로 중계하겠다고 나설 것이다.왜냐하면, 그들의 수준이 우리보다 몆 배나 높기 때문이다.

맛이 좋은 식당이 문을 닫았다면 몰라도, 그 식당이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는데 맛이 없는 식당을 굳이 찾아가 끼니를 때울 돈 있는 고객은 없다.

재미있는 영화가 없으면 몰라도, 있는데도 굳이 3류 영화를 보러갈 사람은 없다.

월드시리즈와 슈퍼볼 입장권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팬들은 구경한다. 최고의 선수들이 펼치는 최고의 명승부이기 때문이다.

허구연 총재의 역발상은 '기발'하지만 현실성은 다소 없어 보인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득보다는 실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차라리 우리와 수준이 비슷한 대만에서 개막전을 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렇다고 허 총재의 '역발상'이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일을 과감하게 추진하는 모습은 평가받을 만하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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