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는 정규시즌과는 분명히 다르다. 각 팀들마다 수준급 선발투수들이 나서고 그 뒤를 잇는 불펜들도 필승조들이 등장한다. 타자들도 최고의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나서고 있지만 대량득점은 쉽지 않다. 9회가 끝날 때까지 팽팽하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자그만한 실책이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후반기부터 완벽하게 KBO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푸이그는 특히 고영표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 3차전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210190831250775918e70538d222011839210.jpg&nmt=19)
1차전서 키움 안우진이 6이닝 동안 3개의 안타만 맞으면서 9개 탈삼진을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막는 동안 엄상백은 1실점 이상 한 이닝은 없었다. 선발 투수들이 물러난 뒤 불펜이 등장해 한차례 빅이닝이 나오면서 승부가 요동치기는 했지만 이는 정규시즌에도 잘 일어나지 않는 예외였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2차전은 그야말로 박빙의 승부였다. kt가 1회초에 키움의 선발 에릭 요키시를 공략해 2득점을 할 때만해도 예상밖 대량 득점도 예상됐찌만 9회까지 추가 득점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반대로 키움도 웨스 벤자민과 고졸 신인 박영현을 상대로 '2실점이면 승산이 있다'고 믿었겠지만 영패를 당하고 말았다.
kt와 키움의 득점 루트를 보면 주력타자들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kt는 1~2차전 6득점 가운데 박병호 강백호 심우준이 각각 2타점씩을 올렸다. 이 가운데 박병호는 1차전서 홈런으로, 2차전서 적시타로 모두 팀의 첫 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강백호도 1차전서 동점타, 2차전서는 결과적으로 쐐기타를 날렸다. 심우준은 1차전서 추격의 2타점을 올렸으나 2차전서는 담 증세로 아예 출장하지 못했다.
키움은 1차전서만 8득점했지만 그 중심에는 이정후, 야시엘 푸이그와 송성문이 자리했다. 리드오프인 김준완이 밑자리를 깔아주자 이정후가 선제 타점을 올렸고 푸이그는 김혜성의 2루타 다음에 적시타를 날렸다. 송성문은 4점째를 희생플라이로 올렸고 4-4가 되고 난 뒤 1사 1, 2루에서 결승타를 날렸다.
이는 곧 주력타자들 앞에 주자를 내 보내면 실점할 확률이 높다는 뜻과 통한다. 즉 이들 주력타자들 앞에 주자를 내보내지 않는 것이 실점을 최소화하는 길이고 이것이 이길 수 있는 첩경이란 뜻이다.
2차전서 kt는 이정후가 4차례 타석이 돌아오는 동안 단 한번도 앞에 주자를 내보내지 않았다. 이정후가 좌익수쪽 2루타를 날리는 등 팀 내에서 유일하게 2안타를 날리고도 타점이 없었고 키움이 영패를 당한 이유였다.
물론 4회말에는 푸이그 타석에, 7회말에는 송성문 타석때 주자가 각각 2명씩 있었지만 푸이그와 송성문은 이정후와는 솔직하게 격이 다른 타자들이다.
![장성우는 애플러를 상대로 가장 믿음직한 타자다. 홈런에다 5타점까지 올렸다. [kt 위즈]](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210190833110776018e70538d222011839210.jpg&nmt=19)
고영표와 애플러는 평균이닝이 6이닝으로 똑 같지만 고영표는 3경기 가운데 2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했고 애플러는 1경기에 그쳤다.
고영표는 시즌 처음으로 키움과 맞선 4월 20일 고척경기에서는 1~2회에 3실점을 했지만 나머지 2경기는 5회까지는 잘 던졌다. 5월 13일 안우진과 맞대결에서는 1회에 푸이그에게 선제 홈런을 맞았으나 5회까지 1-1로 팽팽하게 균형을 유지하다 6회에 무너졌고 9월 11일 애플러와의 맞대결에선느 5회까지 무실점을 하다 6회에 송성문에게 홈런을 맞으면서 첫 실점을 했다.
애플러는 6월 9일 수원전에서 벤자민과 맞대결해 5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적이 있다. 장성우에게 홈런을 맞았으나 전체적으로 kt를 상대로는 다른 팀들에게서보다 잘 던진 셈이다.
고영표는 특히 푸이그, 송성문 앞에 주자를 내보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푸이그에게 9타수 7안타, 송성문에는 9타수 3안타로 각각 홈런 1개씩에다 2타점씩을 헌납했다.
애플러는 장성우에 아주 약했다. 9타수 5안타, 1피홈런에다 5타점을 내 주었다. 심우준(5타수 3안타), 강백호(5타수 2안타)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대신 배정대(7타수 1안타) 박병호(5타수 무안타)에는 강했다.
자칫 3차전은 선발들이 조금만 불안하면 곧바로 불펜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두 팀에게 3차전 승리가 무엇보다 절실하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선발이 오래 버티기 위해서는 바로 자신에게 강한 타자들 앞에 주자를 내 보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과연 3차전은 어느 팀이 웃게 될까?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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