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똑같이 80승62패2무(승률 0.563)를 기록하고도 상대전적에서 뒤져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거친 kt 위즈와 3위 키움 히어로즈가 다가오는 일요일인 16일 오후 2시 고척 스카이돔에서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전을 벌인다.
kt는 13일 5위 KIA 타이거즈를 선발 소형준과 필승조들의 무실점 호, 조용호의 선제 2타점과 배정대의 쐐기 3타점으로 6-2로 이겨 이틀을 쉰 뒤 준플레이오프전에 나선다. 반면 키움은 지난 8일 잠실 두산전에서 안우진이 7이닝 무실점 쾌투로 승리하며 일주일간의 휴식을 달콤한 휴식을 가졌다.
키움과 kt가 가을야구에서 사상 처음으로 맞붙게 되는 이번 준플레이오프전은 안우진과 엄상백의 선발 맞대결에서 승패가 결정날 공산이 짙다.
2015년 kt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엄상백과 그리고 3년 뒤인 2018년 1차지명으로 넥센(현 키움) 유니폼을 입은 안우진은 올시즌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바로 올시즌을 생애 최고의 해로 장식했다는 점이다.
안우진은 올해 두말할 필요도 없이 KBO 리그 최고 투수로 확실히 자리를 굳혔다.
평균자책점에서 막판에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SSG)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탈삼진 224개는 KBO 리그 한시즌 최다탈삼진 역대 토종 투수 1위다. 1984년 고 최동원(전 롯데)의 223개를 갈아 치웠고 지난해 역대 최다탈삼진 신기록을 세운 아리엘 미란다(전 두산)에는 단 1개차이에 불과했다.
여기에 15승으로 국내파로 최다승이었고 선발로 나선 30경기 가운데 2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해 이 부문 1위를 비롯해 올시즌 최다이닝(196이닝), WHIP(0.95), 피안타율(0.188)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워낙 안우진의 올시즌 각종 기록들이 뛰어나 다소 빛이 바래기는 하지만 엄상백의 올시즌 활약도 결코 이에 뒤지지 않는다.
프로 7년만에 처음으로 10승 투수 대열에 올라서며 승률 1위(0.846, 11승2패)로 첫 타이틀홀더가 됐고 지난 6월부터는 8연승을 달리고 있다. 또 올시즌 33게임 가운데 11게임을 구원으로 나서는 등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마운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선발 22게임 가운데 10게임에서 퀄리티스타트를 했고 WHIP 1.22, 피안타율도 0.239로 수준급이었다.
안우진과 엄상백은 올시즌 서로 상대팀에 똑같이 2승씩을 올렸지만 서로 맞대결을 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안우진은 kt전 4게임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5.11이다. 이는 7월 28일 수원 kt전에서 문상철에게 홈런을 맞는 등 5⅔이닝 동안 8실점을 한 탓이다. 2019년 5월 16일 9실점 이후 3년만의 최다실점으로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이 경기를 제외하면 19이닝에 6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은 2.84로 뚝 떨어진다. 그래도 자신의 시즌 평균자책점보다는 높아 kt전만큼은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말과도 통한다.
이와 달리 엄상백은 4게임에서 2승을 올렸고 평균자책점은 2.20(16⅓이닝 4자책점)으로 최고 수준급이다. 선발로 나서 1승, 불펜으로 나서 1승씩을 올렸다. 1승을 올린 불펜 등판도 웨스 벤자민이 KBO 리그 데뷔전을 가지면서 3이닝만에 물러난 뒤 마운드를 이어받아 4이닝을 던져 얻은 승리였다.
무엇보다 엄상백은 후반기들어 kt 승리의 보증수표 역할을 했다. 시즌 막판 반게임차, 혹은 게임차없이 승률에서 불과 1리 차이로 키움과 치열한 3위 순위 싸움을 벌일때 엄상백은 그 고비마다 승리를 안기곤했다.
키움은 시즌 최종전인 지난 8일 kt에 승률에서 뒤져 4위에 머물면서도 잠실 두산전에 안우진을 선발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 덕분에 kt가 11일 시즌 최종전에서 LG의 오지환에게 끝내기안타를 맞고 패하는 바람에 kt와의 상대전적 차이에서 앞서 3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이 바람에 키움은 일주일의 달콤한 휴식과 함께 안우진이 준플레이오프전에 대비할 충분한 시간을 가지게 됐다.
마찬가지로 kt는 KIA와의 와일드카드전을 1게임만으로 마무리한 덕분에 엄상백도 지난 8일 광주 KIA전 이후 일주일간의 휴식을 가졌다.
아직 한 차례도 선발 맞대결을 벌인 적이 없는 안우진과 엄상백, 과연 포스트시즌에서 첫 대결이 이루어 질까?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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