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즉 키움이 남은 2게임에서 2승을 하면 kt는 남은 4게임을 모두 승리해야 하고 키움이 1승1패면 kt는 3승1패, 키움이 2연패면 kt는 2승2패만 해도 된다는 뜻이다.
키움이 1모 차이로 4위에 머물러 있지만 당연히 유리하다. 키움은 6일 대전 한화전에 이어 8일 잠실 두산전 남았다. 올시즌 한화를 상대로는 12승3패로 압도적이었지만 두산에는 6승9패로 열세였다. 따라서 2연승을 한다고 장담하기 어렵고 두 경기를 모두 이겨도 100% 3위 자리가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바로 kt의 시즌 막판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kt가 5일 수원 삼성전에서 4-7로 덜미를 잡히면서 5연승이 마감됐지만 최근 10게임에서 7승3패나 된다.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닌 KIA와의 2연전, LG와 삼성이 각각 한 경기씩 남아 있기는 하지만 최근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연승을 다시 할 수도 있다.
더구나 kt는 6일 경기가 없다. 이날 키움의 에이스 에릭 요키시와 한화 김민우의 맞대결 결과를 본 뒤에 3위 도전을 할 것인지, 아니면 4위로 5위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벌일 것인지 내심 결정할 수도 있다.
반면 키움은 6일 승리를 하더라도 8일 경기가 여전히 중요하다. 물론 7일 kt가 광주 KIA전에서 패하면 조금은 낫겠지만 그렇다고 3위가 결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키움은 8일 경기에 안우진 선발 기용 문제가 딜레마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지난달 30일 문학 SSG전에 안우진을 등판시키면서 가능하면 올시즌 정규리그에서는 안우진을 등판시키지 않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미 개인최다승(14승), 최다탈삼진(216개), 최다이닝(189이닝)을 넘어서 더 이상 무리를 시키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지만 아마도 속 마음은 만약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나서게 되면 안우진을 선발로 내정해 놓은 탓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사정은 달라졌다. 8일 경기가 3위에 오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나 kt가 KIA전에서 패하기라도 하면 안우진 카드는 키움으로서는 가장 확실한 3위 확정 보증 수표로 작용할 수 있다.
안우진 개인으로서도 정규시즌 막판 등판은 대단히 중요하다. 안우진은 이미 한시즌 200탈삼진을 넘어서 역대 탈삼진 7위에 올라섰다. 당연히 올시즌 탈삼진왕을 확정해 프로 5년만에 첫 타이틀 홀더가 됐다. 탈삼진 10개를 더 보태면 지난해 225개 탈삼진으로 KBO 역대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운 아리엘 미란다(전 두산)의 기록도 넘어선다.
그런데 여기에다 평균자책점 변수가 갑자기 생겼다. 평균자책점 1점대의 압도적 퍼포먼스를 보여주던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SSG)이 5일 두산전에서 6이닝 4실점을 하면서 평균자책점이 1.99에서 2.13으로 치솟았다.
이 바람에 평균자책점 2위인 안우진(2.19)과는 0.06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안우진이 6이닝 이상 무실점으로 막아주면 평균자책점 1위까지 올라설 수 있다. 1실점을 하게 되면 완투를 해야 한다. 이럴 경우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2관왕에 오른다. 투수로서는 가장 영광스러운 기록들이다. 당연히 강력한 MVP 후보가 될 수 있다. 물론 같은 팀 선배인 이정후와 맞대결을 해야 하지만 이는 또 다른 문제다.
안우진은 올해 두산전 1게임에 나서 승리는 없었다. 평균자책점은 2.35(7⅔이닝 2자책점 9탈삼진)다. 올해 두산전서 선발로 나서 승리한 투수는 요키시와 타일러 애플러밖에 없다. 요키시는 한화전에 나서게 되고 애플러는 다소 들쑥날쑥한 점이 있어 믿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최근 SSG와의 2게임에서는 불펜으로 등장했다. 따라서 홍원기 감독이 두산전 안우진 기용에 딜레마가 생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안우진을 내 세워 3위로 준플레이오프로 직행하느냐? 아니면 안우진을 아껴서 4위를 하더라도 와일드카드전에 안우진을 등판시키느냐의 갈림길이냐는 팀을 위해서 고려해야 될 부문이고 안우진에게 두산전 등판으로 탈삼진 신기록과 함께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주느냐는 선수 개인의 성적을 고려한 부문이다.
홍원기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할지 기다려진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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