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20일 고척 원정에서 키움을 10-1로 누른 뒤 3연승을 한 선수들이 마운드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한때 1승10패로 몰렸던 키움에 4연승을 구가하며 KIA에 2.5게임차로 다가서 가을야구 진출이 성큼 눈앞으로 다가선 느낌이다.[삼성 라이온즈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209210958280574818e70538d22112161531.jpg&nmt=19)
더구나 키움 외국인 에이스인 에릭 요키시에 연패를 당한 전력이 있는데다 원태인마저 이전까지 키움전 3게임에 나서 2연패, 평균자책점 5.17로 약했던 것을 감안하면 거의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변화다.
삼성은 원태인이 7이닝 99구 4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1실점으로 완벽하게 키움 타선을 봉쇄하며 2년 연속 10승고지를 밟으면서 5이닝 동안 98개 공을 던지며 7피안타 3탈삼진 5실점의 요키시를 압도했다.
덩달아 타선에서도 강한울이 2020년 9월 25일 잠실 두산전에서 유희관으로부터 프로데뷔 첫 홈런을 신고한 뒤 무려 725일만에 쐐기 3점포까지 터뜨리며 승리의 선봉장이 됐다.
![박진만 감독 대행(왼쪽)은 다른 감독들는 달리 자주 마운드를 방문해 투수들과 대화를 나눈다. 지난 11일 대구 LG전에서 3-1로 앞선 8회초 2사 1, 2루 위기에 몰리자 마운드에 올라 뷰캐넌과 이야기를 나눈 뒤 마무리 오승환으로 교체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209211004340294318e70538d22112161531.jpg&nmt=19)
8월 1일 38승54패2무(승률 0.413) 9위의 성적을 남기고 자진 사퇴한 허삼영 감독의 뒤를 이어 박진만 감독 대행이 맡아 순위는 7위로 2위밖에 오르지 못했지만 59승70패2무(승률 0.457)로 승률을 무려 4푼3리나 끌어 올렸다. 그동안 박진만 감독 대행이 맡아 21승16패(승률 0.568)다.
박진만 감독 대행도 시행착오는 겪었다. 8월까지는 연승보다 연패가 많았다. 2연승-2연패-2연승-4연패-2연승-3연패로 쉽지 않은 8월을 보냈다.
그러다가 8월 27일 대구 한화전 3연승에 이어 광주 KIA전 첫판까지 4연승을 하면서 완전히 자신감이 붙었다. 이후 올시즌 12연패의 악몽에 시달리던 백정현이 9월 3일 잠실 두산전에서 첫 승리를 한 뒤 3연승을 하고 덩달아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3연승) 원태인(2승1패) 등 선발들이 살아나면서 9월 에만 11승5패(승률 0.688)을 올렸다. 선두 SSG를 9게임차에서 3.5게임차로 따라붙은 2위 LG(11승5패1무)와 함께 승률 공동 1위다.
타선에서는 '박진만의 애제자' 강한울의 공이 컸다. 강한울은 6월까지 49게임에서 스타팅보다는 대타, 대수비로 나서 83타수 20안타(타율 0.241) 득점 10점, 타점 8점에 불과했다. 7월에는 아예 퓨처스에서 보냈다.
그러다가 박진만 대행과 함께 1군 테이블세터로 나서기 시작하면서 프로 입단 8년만에 빛을 보기 시작했다. 물론 KIA에서 삼성으로 트레이드 된 첫해인 2017년 135경기에 나서 생애 첫 100안타(125안타)를 넘어선 적이 있지만 이후 상무 제대를 마치고 복귀한 2020년부터도 여전히 백업요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강한울은 박진만 대행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으면서 8월 20게임에서 59타수 21안타(타율 0.356) 8득점 7타점을 기록하더니 9월에는 드디어 포텐이 터졌다. 15게임에서 49타수 22안타(타율 0.449)에다 8득점 9타점을 올리며 타율을 0.330까지 끌어 올렸다. 단 4게임에서 무안타를 기록했지만 9게임에서 멀티히트, 그중 2경기에서는 3안타를 날렸다. 그리고 드디어 홈런까지 폭발시켰다.
![20일 고척 키움전에서 6회 3점홈런을 날린 강한울과 박한이 코치와 주목 축하를 하는 모습을 박진만 대행이 흐뭇한 모습으로 바라 보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209211008540590318e70538d22112161531.jpg&nmt=19)
호세 피렐라는 후반기에 죽을 쒔던 지난해를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7월부터 꾸준하게 3할대 타율을 유지하며 13개의 홈런포까지 터뜨리며 2016년 최형우(현 KIA)에 이어 6년, 외국인타자로는 2015년 에릭 테임즈(NC)에 이어 7년, 그리고 삼성 외국인타자로는 첫 타격왕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리고 부상으로 한동안 고생했던 구자욱도 8년 연속 100안타를 넘어섰고 엔트리 확대와 함께 콜업된 신인들의 활약도 팀에 활력을 불어 넣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루키 조민성과 김영웅의 활약은 인상깊었다. 김영웅은 지난 13일 창원 NC전에서 1군 첫 타석에서 홈런을 날려 삼성 구단 신기록을 세우며 승리에 목말아 하던 앤드류 수아레즈에게 11게임만에 5승째를 안겨 주었고 조민성도 9월 1일 1군 데뷔전서 안타를 신고한 뒤 19일 역시 KIA를 상대로 8게임 19번째 타석만에 프로데뷔 시원한 쐐기3점포를 쏘아 올렸다.
이제 삼성이 똑같이 남은 13게임에서 2.5게임차의 벽을 넘어 KIA를 제치고 2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느냐가 남아 있다. 물론 이에는 KIA에 1.5게임차밖에 나지 않은데다 16게임이나 남아 있는 NC까지 넘어서야 한다는 전제가 붙어 있다.
사실 삼성은 KIA가 8연패에 빠지기 전인 지난 9월 10일까지만 해도 5위와 무려 11게임 차이가 나 가을야구 진출은 불가능으로 보였다. 따라서 가을야구 진출을 의식하기 보다는 그동안 자주 출전하지 못했던 선수들을 고루 기용하면서 상대 팀에 따른 '맞춤형 전략'을 구사했다.
이것이 나름 성공을 거두었고 때맞춰 KIA가 8연패에 빠지는 동안 삼성은 최근 5게임 가운데 4게임에서 두 자릿수 점수를 올리며 승승장구한 덕분에 가을야구가 손에 쥘 듯 다가왔다.
그렇다고 해서 13게임에서 2.5게임차 극복은 결코 쉬운 간격이 아니다. 산이 깊으면 계곡도 깊듯이 KIA가 올시즌 2번째 8연패로 최다패 타이를 기록하고 있지만 어느 순간에 연패를 벗고 다시 비상의 날개를 펼지 모른다.
그리고 박진만 감독 대행도 이제 자칫 무리수가 나올 수 있다. 박진만 대행은 아직 내년 감독으로 낙점을 받지 못했다. 가을야구 진입은 정식 감독 낙점에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욕심이 앞서면 눈앞에 흐려지는 법이다. 조심을 잃지 않고 그리고 정식 감독 낙점에 대해서는 아예 신경을 끄는 것이 중요하다.
과연 시즌 마지막 삼성의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 궁금하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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