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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는 '골프 유토피아'...경쟁하면서 1등과 꼴찌 모두 행복한 구조

2022-09-05 23:48

그렉 노먼
그렉 노먼
생물사회학적 관점에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치열한 경쟁 끝에 태어난다.

짝을 이룰 때부터 경쟁을 한다. 그리고 수억 마리의 정자는 난자를 향해 치열한 경쟁을 해 단 한 마리(쌍둥이는 예외)만 난자에 진입한다.

그렇게 태어난 생물들은 또 세상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며 살아간다.

따라서, 경쟁은 태생적 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

경쟁없이 모두가 똑같이 잘살 수 있다는 공산주의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몰락한 이유다.

경쟁은 그래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꽃'으로 불린다.

그러나 경쟁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무한경쟁에 따른 약육강식과 냉혹함과 잔혹함이 수반된다.

1등만 대접하고 꼴찌는 무시하는 풍조가 만연된다. 또, 사욕을 위해 규칙과 도덕조차 무시해버린다.

하지만 경쟁을 무서워하고 회피하기만 한다면, 삶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삶 자체가 경쟁이니만큼 경쟁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어느 쪽이 나은지 결론짓기가 쉽지 않다.

다만, 경쟁을 하면서도 1등과 꼴찌 모두 행복한 사회가 가장 바람직할 수 있다.

프로 스포츠에서는 경쟁이 최고의 미덕이다. 경쟁없는 프로 스포츠는 의미가 없다. 그래서 최종 우승자만이 대접받는다. 반면, 꼴찌는 무시당한다. 한 푼도 챙기지 못한다.

기존의 PGA 투어가 그 중 하나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끝까지 생존한 선수에게는 천문학적인 돈이 보장된다. 꼴찌에게는 거의 한 푼도 주지 않는 구조다. 철저한 시장경제 논리다.

그런 논리에 반발한 조직이 LIV 골프다.

'호주산 백상어' 그레그 노먼은 오랫동안 이런 PGA 투어에 대한불만을 품고 있었다.

노먼은 PGA 투어에 대항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사우디아라비아를 설득했다.

노먼은 LIV로 골프의 '유토피아'를 꿈꿨다.

PGA 투어보다 적은 54홀로 대회를 치를 뿐 아니라 꼴찌에게도 미국인들 연봉보다 많은 상금을 주기로 했다. 재미교포 김시환이 최하위를 했는데도 12만 달러(약 1억6천만 워)를 챙겼다. 1위를 한 더스틴 존슨은 사흘 만에 400만 달러(약 45억 9천만 원)를 벌었다.

1위를 한 존슨이나 꼴치를 한 김시환 모두 해피 엔딩이었다.

경쟁을 하면서도 모두를 만족시켜주는 골프가 LIV인 셈이다.

LIV를 후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다. 오일 달러로 국가 이미지 제고가 되기 때문이다. 부자 사우디아라비아에게 LIV 전체 운영 비용은 '조족지혈'이다.

이런 LIV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선수가 얼마나 될까?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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