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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파 최고 에이스로 등극한 고영표, 켈리보다 한수 위 선발 능력보여[마니아포커스]

2022-09-01 09:35

kt 고영표가 사회복무요원에서 복귀한 뒤 2년만에 KBO 리그 최고 에이스로 등극했다.[kt 위즈 제공]
kt 고영표가 사회복무요원에서 복귀한 뒤 2년만에 KBO 리그 최고 에이스로 등극했다.[kt 위즈 제공]
사람들은 나름대로 '터닝포인트'가 있다고 한다. 그 '터닝포인트'에 따라 어떤 사람은 '장밋빛 미래'가 펼쳐지기도 하고 때로는 헤어나기 힘든 늪으로 빠지기도 한다. 올시즌들어 최고의 토종 에이스로 거듭난 고영표(kt 위즈)의 '터닝포인트'는 무엇일까?

고영표는 8월 31일 수원 두산전에서 선발로 나서 6이닝 9피안타(1홈런) 1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13승째(5패)를 올렸다. 지난해 커리어하이였던 11승을 훌쩍 넘어 새로운 미지의 고지를 향해 순항을 하고 있는 중이다.

올시즌 고영표는 단순 기록만으로도 엄청나다.

우선 다승에서 단독 1위이자 4년째 LG의 에이스로 눈부신 호투를 거듭하고 있는 케이시 켈리와 견주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켈리는 21게임에서 129⅔이닝을 던지며 15차례 퀄리티스타트로 14승2패 평균자책점 2.64를 기록하고 있다. 게임당 평균 6.1이닝을 던진 셈이다.

고영표는 켈리보다 1게임 더 많은 22게임에서 148⅓이닝을 던져 17차례 퀄리티스타트로 13승5패 평균자책점 2.85다. 3패가 더 많지만 게임당 평균 6.7이닝을 던졌고 퀄리티스타트도 2개가 더 많다.

여기에도 고영표는 2017년 불펜에서 본격적으로 선발로 전환한 뒤 4시즌 연속으로 한차례씩 완봉승도 올렸다.

고영표는 6월 11일 사직 롯데전에서 2021년 9월 12일 SSG전 이후 272일만에 시즌 첫 완봉승을 한데 이어 8월 24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8회까지 무실점으로 던진 뒤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가 김인태에게 홈런을 맞는 바람에 시즌 두번째 완봉승이 아쉽게 무산됐다.

반면 켈리는 75게임 연속으로 5이닝 이상 투구를 했지만 완봉승은 2020년 10월 9일 NC전 단 한번밖에 없다.

결국 이를 종합하면 선발투수로서 최대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이닝이터 능력은 오히려 고영표가 켈리는 앞선다는 뜻이다. 따라서 그만큼 팀의 공헌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고영표는 올해 단일시즌 최다인 11연승으로 13승째를 올리며 KBO 최고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kt 위즈 제공]
고영표는 올해 단일시즌 최다인 11연승으로 13승째를 올리며 KBO 최고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kt 위즈 제공]
이와 함께 패배를 잊은듯한 고영표의 연승 기록도 인상적이다.

고영표는 지난 7월 1일 수원 두산전부터 시작해 8게임 연속 승리에다 5월 31일 문학 SSG전부터 13게임에서 11연승이다.

구창모(NC 다이노스)가 시즌 초반 4연승을 하면서 2020년 10연승과 함께 14연승을 기록하고 켈리가 시즌 9연승(5월11일 한화전~7월10일 두산전)을 한 적이 있지만 단일시즌 11연승은 올해 고영표가 처음이자 kt 구단 신기록이기도 하다.

종전 구단 기록은 소형준이 보유하고 있었다. 소형준은 신인왕을 거머 쥐었던 프로 데뷔 첫해인 2020년(8월 1일 수원 SK전~10월 3일 수원 LG 더블헤더 2차전)과 올시즌(5월 20일 대구 삼성전~7월 24일 대전 한화전)에 두 차례 선발 7연승을 기록했었다. 이번에 고영표는 소형준의 기록을 4승이나 더 보탠 셈이다.

선발 연승기록으로는 KBO 역대 공동 11위에 해당한다. 임선동 김수경(이상 현대), 박명환 리오스 이영하(이상 두산), 백정현(삼성) 등 6명과 선발 11연승을 공유하고 있다. 역대 최다인 정민태가 4년에 걸쳐 이룬 21연승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다음 경기에서 12연승 행진을 이어 가면 역대 단독 10위인 조계현(해태)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이렇게 고영표가 올시즌 국내외를 합쳐 최고 투수로 우뚝 서게 만든 데는 KBO 리그 투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체인지업을 장착하고 있는 덕분이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들을 한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0㎞ 중반으로 빠르거나 구위가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다양하게 구사하는 구종들의 무브먼트가 매우 뛰어나고 특히나 체인지업은 낙폭이 워낙 커 타자들이 헛손질하기가 일쑤다. 더불어 안정된 제구력이 좋아 뜬공보다 땅볼이 많고 구속에 비해 탈삼진 능력도 리그 최고 수준급이다.

2017시즌부터 선발로 전향해 2년 연속으로 작은 부상이 겹치면서 2~3이닝 차이로 규정 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사회복무요원을 마치고 복귀한 지난해에 개인 첫 두자릿수 승리로 kt의 완전 우승에 큰 공헌을 한 데이어 올해도 자신의 시즌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바로 결정적인 주무기 체인지업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

아직은 짧은 6시즌의 1군 생활이지만 고영표의 결정적인 터닝포인트는 2017년 불펜에서 선발 전환한 데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고영표가 어디까지 진화할 지 기대된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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