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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루키 센터라인, 중견수 김현준과 유격수 이해승', 삼성의 희망되나?[마니아포커스]

2022-06-20 09:25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요즘 삼성 라이온즈가 그런 모양새다. 주전들이 한꺼번에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신인급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럼에도 기대이상으로 선전을 하고 있다.

FA로 삼성을 떠난 박해민의 대신해 2년차 루키 김현준이 리드오프와 중견수 역할을 완벽하게 해 내고 있다. 김현준이 펜스에 기대어 볼을 잡는 모습[삼성 라이온즈 제공]
FA로 삼성을 떠난 박해민의 대신해 2년차 루키 김현준이 리드오프와 중견수 역할을 완벽하게 해 내고 있다. 김현준이 펜스에 기대어 볼을 잡는 모습[삼성 라이온즈 제공]
무엇보다 강한 팀이 되기 위해서는 테이블세터와 센터라인이 강해야 된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지난해 삼성이 5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데는 박해민-구자욱으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와 2루수 김상수-유격수 김지찬-중견수 박해민으로 주축이 된 센터라인이 큰 몫을 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테이블세터와 센터라인의 중심을 이루던 박해민이 FA가 돼 LG로 둥지를 옮겼고 구자욱 김상수 김지찬은 모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 중이다.

구자욱은 지난 14일 잠실 LG전을 마친 뒤 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벌써 올시즌에 3번재로 모두 22일이나 된다. 여기에 18일 광주 KIA전에서는 김지찬이 역시 햄스트링 손상으로 6주 진단을 받고 빠졌다.

뿐만 아니라 김상수는 장요근 부상으로 올시즌 엔트리에 등록된 61일 가운데 37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지난주까지 아예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었다. 또 시즌 초반 베테랑 이원석의 대퇴직근 부상으로 결장하는 사이 3루수를 지켜 주었던 루키 이재현도 지난달 30일 장요근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런 어려움 가운데도 삼성은 대세 상승기에 들어간 kt 위즈, 저력의 두산 베어스 사이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대구 NC전과 잠실 LG전에서 연거푸 루징시리즈를 당해 자칫 하위권으로 쳐질뻔한 위기를 광주 KIA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해 벗어날 수 있었다.

여기에는 삼성의 새로운 센터라인으로 등장한 고졸 루키 김현준과 이해승의 공이 크다.

김현준이 19일 광주 KIA전에서 1회초 볼넷으로 나가 오재일의 중전안타때 3루에 안착하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현준이 19일 광주 KIA전에서 1회초 볼넷으로 나가 오재일의 중전안타때 3루에 안착하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현준은 2021년 2차 9라운드 전체 83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사실 6라운드 이후 지명되는 선수들은 후보에서 주전으로 발돋움하기가 극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를 반영하듯 김현준은 지난해 13경기에 나섰으나 실제로 타석에 들어선 것은 단 4차례 밖에 되지 않는다. 주로 대주자나 대수비로 나선 뒤 타석에 설 기회를 받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1군과 달리 2군에서는 엄청난 포스를 보여 주었다. 4월과 5월 2할대에 그쳤던 타율이 6월(0.538), 7월(0.545)로 엄청나게 높아지고 8월과 9월에도 3할대를 유지하는 가 하면 8월 11일 SSG와의 2군 경기서는 4안타 4도루로 몰아치기와 주루센스에서도 만점 활약을 보였다.

이 덕분에 올해도 시즌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일주일만에 2군으로 내려 간뒤 25일까지는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기도 했다. 때를 맞춰 박해민이 떠난 중견수 자리를 맡았던 김헌곤이 엔트리에서 제외된 틈을 타 콜업이 된 김현준은 주전과 후보를 오가다가 급기야 지난 18일 광주 KIA전부터 김지찬이 빠진 리드오프 자리를 꿰차더니 그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18일에는 0-1로 뒤지던 3회초 하위 타선인 이해승과 박승규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KIA 선발 한승혁으로부터 우익수쪽 3루타를 터뜨려 생애 첫 결승타를 날리는 등 3안타 4타점을 쓸어 담았다. 개인 한경기 최다안타에 최다타점으로 삼성이 KIA전 4연패를 벗어나는 데 앞장섰다.

김현준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19일에는 3연속 볼넷을 비롯해 2타수 2안타로 한경기 5출루 경기로 역시 개인 최다 출루 신기록을 세우며 3득점으로 리드오프 역할을 100% 수행하며 팀의 연승에 일등공신이 됐다.

20일 현재 47경기에서 94타수 28안타(타율 0.298) 19득점으로 팀내 타율 5위에 랭크돼 있다. 출루율도 4할대(0.405)에 이르러 리드오프로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의 새 유격수로 자리를 굳힌 이해승의 수비 모습[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의 새 유격수로 자리를 굳힌 이해승의 수비 모습[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해승도 김현준과 입단 사정을 비슷하다. 이해승은 2019년 2차 8라운드 72순위였다. 그러다가 올해에야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유격수를 맡았던 김지찬이 주전 2루수 김상수의 부상으로 2루로 자리를 옮기면서 1군에 부름을 받았다.

5월 31일 고척 키움전에서 9회에 대수비 유격수로 처음 그라운드에 나선 이해승은 6월부터 본격적으로 주전 유격수로 자리를 굳혔다.

이해승은 타격보다는 강한 어깨와 견고한 수비가 강점이다. 그럼에도 수비가 잘 되면서 덩달아 타격까지 살아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8일 KIA전에서는 하위타선인 8번타자에서 4타수 3안타 2득점을 하는 등 첫 3안타 경기를 펼쳤다.

5월 1경기와 6월 14경기밖에 되지 않아 표본수가 적기는 하지만 2안타 이상을 날린 경기도 벌써 4경기나 되는 등 15게임에서 41타수 13안타(타율 0.317)을 기록하며 공수에서 알토란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이들이 삼성의 핵심자원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올시즌의 새 볼거리가 될 수 있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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