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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잡는 에이스' 안우진, 상승세 어디까지?…김광현·요키시 등 제치고 다승, 탈삼진 단독선두 나서[마니아포커스]

2022-06-02 10:11

2022 KBO 리그 개막과 함께 연승 행진을 벌이던 김광현(SSG 랜더스)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가 6연승에서 제동이 걸렸다. 김광현은 6연승 뒤 3경기 연속 승리를 보태지 못했고 반즈는 연패를 당했다.

안우진은 KBO 리그에서 가장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다. 평균 구속이 150㎞를 넘고 100구 이상을 던지고도 최고 157㎞까지 던진 기록도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안우진은 KBO 리그에서 가장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다. 평균 구속이 150㎞를 넘고 100구 이상을 던지고도 최고 157㎞까지 던진 기록도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뿐만 아니다. KBO 리그 외인 대표 에이스인 에릭 요키시(키움 히어로즈)와 2022시즌 개막전에서 '9이닝 퍼펙트'의 윌머 폰트(SSG), 그리고 더욱 원숙해진 기량으로 프로 입단 3년차에 확실한 토종 에이스로 자리를 굳힌 소형준(kt 위즈)도 6승에서 발이 묶였다.

요키시는 1일 고척 삼성전에서 데이비드 뷰캐넌과의 맞대결에서 1회에 3실점해 3연승에서 제동이 걸렸고 폰트는 31일 kt전에서 고영표에 덜미가 잡혔다. 또 소형준은 1일 문학 SSG전에서 김광현과 첫 선발대결에서 나란히 1실점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서 똑같이 승수를 보태는데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5월의 시작과 마지막을 승리로 장식한 안우진(키움)이 31일 고척 홈경기에서 삼성의 토종 에이스인 원태인과 맞대결을 벌여 유일하게 6승의 벽을 뚫었다.

안우진은 키움 타선이 1회에 3점을 뽑아 주면서 편안하게 시작했지만 2회부터 원태인이 안정을 찾고 삼성의 반격이 시작되면서 위기도 있었다.

4회에는 오재일에게 홈런을 맞았다. 올시즌 11경기 65이닝, 164타자만에 첫 홈런 허용이었다. 그리고 5회에는 1루수 김수환의 실책이 빌미가 돼 1점을 더 내주면서 1점차로 쫒겼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안우진은 8이닝을 5피안타(1홈런) 1볼넷 7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막아 팀의 7연승과 함께 개인 4연승으로 7승째(3패)를 올리며 다승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와함께 탈삼진 83개로 드류 루친스키(NC 다이노스·80개)를 3개차로 제치고 탈삼진 부문도 선두에 올랐다.

무엇보다 이날 안우진의 승리는 나름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우선 개인 한 경기 최다이닝을 던졌다. 종전은 2019년 5월 4일 고척 삼성전으로 7⅓이닝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때 원태인과 생애 첫 맞대결을 했다는 점이다. 이때 원태인은 7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승리였고 안우진은 8피안타 3실점으로 시즌 3패째(3승)였다.

이후 안우진과 원태인은 이날까지 모두 4차례 맞붙었다. 이전까지 1승2패로 안우진이 뒤졌으나 이날 원태인에 승리를 하면서 2승2패로 균형을 맞추었다.

여기에다 개인 7승은 지난해 자신의 최다승인 8승에 1승이 모자란다. 큰 부상이 없어 시즌 아웃이 되지 않는다면 커리어하이 시즌을 찍는 것은 시간문제다.

1일 현재 다승과 탈삼진에서 1위에 오른 안우진이 올시즌 개인 첫 타이틀 획득과 함께 명실상부한 KBO 리그 최고 투수로 등극할 지 관심을 끈다.[키움 히어로즈 제공]
1일 현재 다승과 탈삼진에서 1위에 오른 안우진이 올시즌 개인 첫 타이틀 획득과 함께 명실상부한 KBO 리그 최고 투수로 등극할 지 관심을 끈다.[키움 히어로즈 제공]
하지만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우진이 올해 '에이스 킬러로 거듭 나면서 팀의 상승세와 2위 행진에 일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우진은 올해 11경기 가운데 국내투수와는 4경기만 맞붙었고 7경기가 외국인투수였다.

7승 중 드류 루친스키(NC)에 2승, 뷰캐넌(삼성)과 데스파이네(kt)에 1승씩을 거두어 4승이 외국인투수와의 맞대결에서 올렸다.

국내 투수와는 키움이 6연패 위기에 몰려 있던 지난달 13일 고영표(kt)와 선발 대결을 벌여 연패를 끊었고 임찬규(5월 25일)와 원태인(5월 31일)에게는 연승을 이어가는 승리를 챙겼다. 시즌 3패는 폰트에 2패, 반즈에 1패를 당했다.

안우진은 7승을 올린 뒤 달콤한 휴가를 받았다. 홍원기 감독은 "안우진이 충전과 리셋을 위해 2~3일 동안은 아무것도 안 하고 푹 쉬었으면 한다"며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 체력적인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판단에서 휴식을 준 것이다.

굳이 새삼 거론할 필요는 없지만 안우진에게는 몇차례 불미스런 일들이 있었다. 이 바람에 '악마의 재능'이란 불명예스런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아마도 이 '꼬리표'가 안우진을 더욱 분발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2018년에 KBO 리그에 들어와 불과 5년만에 토종 대표 투수로 우뚝 선 안우진.

이제 자신이 존경하는 김광현과 선발 대결을 벌여 보고 싶다는 안우진.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가 사상 첫 개인 첫 타이틀 획득과 함께 명실상부한 KBO 리그 최고 투수로 우뚝 올라서기를 기대해 본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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