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8(금)

야구

왼손은 아웃, 오른손은 세이프. 삼성 김지찬 ‘핸드바꿔치기' 매직, 3도루

2022-05-13 06:05

오원석의 눈이 빨랐다. 그러나 김지찬의 손은 더 빨랐다.

손 바꿔치기로 도루에 성공한 김지찬(사진=연합)
손 바꿔치기로 도루에 성공한 김지찬(사진=연합)
12일 대구 SSG-삼성전 5회말. 우익수 앞 안타를 치고 나간 삼성 김지찬이 1루에서 들썩들썩 했다.

1회 도루를 허용, 그 바람에 점수를 내주었던 SSG 선발 오원석도 낌새를 알고 곁눈질 했다. 그리고 ‘이때다’ 하며 1루쪽으로 견제구를 날렸다.

딱 잡혔다. 리드가 한 발 더 많았던 김지찬이 지체없이 2루로 향했지만 늦었다.

김지찬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치고 들어갔지만 2루를 지키던 최주환이 여유있게 태그했고 심판은 바로 아웃을 선언했다.

그러나 김지찬이 벌떡 일어나며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다. 가벼운 웃음마저 흘렸다. 분명 아웃 타임이었지만 자신 있다는 제스처였다.

판정이 뒤집혔다. 세이프였다.

김지찬은 확실히 늦었다. 최주환이 뛰어 들어오는 그를 태그 했고 심판도 그 순간을 보며 아웃을 외쳤다. 하지만 다시 보니 태그가 되지 않았다.

김지찬은 미끄러지면서 베이스를 향해 왼손을 뻗었다. 그러나 최주환이 태그하려고 하자 왼손에 급 브레이크를 걸었다. 그리고 오른 손을 휙 돌려 베이스를 찍었다.

최주환의 오른 손 글러브는 허공에서 놀고 말았다.

달리는 상황에서 손 바꿔치기는 굉장히 어렵다. 순발력, 판단력이 경지에 오르지 못하면 힘들다. 마음은 굴뚝 같아도 몸이 움직여 주지 않는다. 대부분 마음 따로, 행동 따로다.

김지찬은 1회에도 엄청난 순발력을 보였다. 리드가 심한 것을 보고 오원석이 돌아서면서 2루로 공을 던졌다. 꼼짝 없이 걸렸으나 김지찬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대로 3루로 뛰었다.

견제구가 2루에 도착했을 때 그의 발은 3루를 찍고 있었다. 눈 뻔히 뜨고 2루에 이어 3루까지내주었다.

4월 17일 롯데전에 이어 또 1경기3도루. 발 빠르고 센스까지 뛰어나니 그의 도루왕 등극을 막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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