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손·케인 듀오, 1주일만에 골 폭발...통산 37골로 EPL 최고 공격콤비

2022-02-27 04:22

어깨동무한 손흥민과 케인[AP=연합뉴스]
어깨동무한 손흥민과 케인[AP=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30)과 해리 케인(29)이 프리미어리그(EPL) 최다 합작골 신기록을 썼다.

손흥민은 26일(한국시간) 영국 리즈의 엘런드 로드에서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40분 케인의 도움을 받아 추가골을 넣어 토트넘의 4-0 완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손흥민의 올 시즌 공식전 11호 골이기도 하다. 그는 정규리그에서 10골 5도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에서 1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날 전반전을 3-0으로 마친 토트넘은 후반전에도 기세를 유지했고, 손흥민도 몇 차례 득점 기회를 잡았다.

후반 11분 센터서클 부근부터 페널티지역 정면까지 빠르게 돌파해 오른발 슈팅을 날린 것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5분 뒤에는 맷 도허티의 슈팅이 골키퍼를 맞고 나온 것을 손흥민이 재차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수비수를 맞고 나왔다.

예열을 충분히 마친 손흥민의 득점포는 케인이 불을 댕기자 폭발했다.

후반 40분 역습 상황에서 케인이 센터라인 뒤에서 길게 로빙 패스를 건넸다. 문전으로 쇄도하던 손흥민은 무릎으로 한 번 트래핑한 뒤 수비수 두 명을 뚫고 오른발로 슈팅해 골대를 갈랐다.

손흥민은 2분 뒤 데인 스칼렛과 교체됐다.

최근 5경기에서 1승 4패로 부진해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사임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던 토트넘은 전반전 도허티, 데얀 쿨루세브스키, 케인의 연속골에 '손케인' 듀오의 합작골을 더해 모처럼 화끈한 골 잔치를 벌이며 분위기를 확 끌어 올렸다.

토트넘은 지난 주말 1위 팀 맨체스터 시티를 3-2로 제압하고도 이어진 주중 경기에서 강등권의 번리에 0-1로 덜미를 잡히는 등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여왔다.

이날 쾌승으로 토트넘은 7위(승점 42·13승 3무 9패)로 올라섰고, 리즈는 15위(승점 23·5승 8무 13패)를 유지했다.

손흥민과 케인은 이로써 통산 37번째 골을 함께 만들었다. 첼시에서 뛴 프랭크 램퍼드-디디에 드로그바의 36골을 넘어 새 역사를 썼다.

손흥민은 또 정규리그 10호 골을 신고해 2016-2017시즌부터 6시즌 연속으로 정규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손·케인 듀오'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역대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손흥민과 케인이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손흥민이 2015-2016시즌 팀에 입단하면서다.

잉글랜드의 차세대 골잡이로 기대를 모으던 케인은 하부 리그 팀으로의 임대 시절을 끝내고 2014-2015시즌부터 토트넘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아 있었다.

손흥민도 독일 무대에서 골잡이로 두각을 나타낸 터여서 국내 축구 팬들은 손흥민과 케인이 서로 좋은 호흡을 보일 수 있을지 내심 걱정했다.

하지만 손흥민 특유의 친화력 앞에 자존심 강한 케인도 금방 웃음을 보였다.

조금씩 우정이 깊어지던 두 선수의 리그 첫 합작골은 2016년 9월 10일 스토크 시티전에서 나왔다.

당시 손흥민은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아 팀 내 입지가 불안정했다.

그러나 이날 2골 1도움을 올리면서 재평가받았다. 이 경기를 전환점 삼은 손흥민은 이후 매 시즌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특급 공격수로 커나갔다.

케인 역시 '잉글랜드의 왕'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광폭 성장을 거듭했다.

골과 도움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합작골을 쌓아나가던 '손·케인'은 지난 시즌에는 14골을 합작했다. 1994-1995시즌 블랙번 로버스에서 13골을 함께 만들어낸 앨런 시어러-크리스 서턴을 넘어 리그 단일 시즌 최다 합작 골 기록을 새로 썼다.

그러더니 26일 리즈 유나티이드와 2021-2022시즌 정규리그 27라운드에서는 리즈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통산 37번째 합작골을 만들어 이 부문 최다 기록을 세웠다.

첼시에서 뛴 프랭크 램퍼드-디디에 드로그바의 36골을 넘어 EPL 새 역사를 썼다.

리그 첫 합작골을 넣었을 때처럼 4-0 승리에 쐐기를 박는 골이었다. 다만 이번에는 반대로 케인이 돕고 손흥민이 넣었다.

일주일 전에도 끌어안은 손케인[로이터=연합뉴스]
일주일 전에도 끌어안은 손케인[로이터=연합뉴스]


두 선수가 함께 그라운드에 있을 때 케인은 통산 99골, 손흥민은 61골을 넣었다. 160골 중 합작골 비율이 4분의 1에 육박할 정도로 둘은 그라운드에서도 끈끈했다.

37골 중 손흥민이 도운 것은 19골, 케인이 도운 것은 18골이었다. 사이 좋게 거의 절반씩 주고받은 셈이다.

케인과 셀카 인스타그램에 올린 손흥민[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케인과 셀카 인스타그램에 올린 손흥민[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손흥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케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기록을 깬 형제여! EPL에서 레전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다니 특별한 기분이 든다"고 적었다.

케인은 경기 뒤 B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오래 함께 뛰었고, 서로를 잘 이해한다"면서 "내가 길게 찔러줄 때 손흥민은 어디로 뛰어야 할 지 안다. 그 결과를 오늘 마지막 골 장면에서 모두가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과 케인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역대 최고의 공격 콤비임을 숫자로 증명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아쉬운 것은 있다.

아직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이 사실상 불발됐고, 리그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에서도 탈락했다.

우승을 노릴 수 있는 것은 잉글랜드축구협회 FA컵뿐이다.

토트넘은 내달 2일 오전 4시 55분 미들즈브러를 상대로 원정에서 FA컵 16강전을 치른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