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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게임차 0'의 중위권 순위 싸움에 '동갑내기' 최정-양의지 홈런킹 경쟁도 불붙었다

2021-09-02 09:28

SSG 랜더스 최정(오른쪽 두번째)이 1일 문학구장 NC와의 더블헤더 2차전 3-4로 뒤진 8회말 역전 그랜드슬램을 터뜨린 뒤 추신수 등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SSG 랜더스 제공]
SSG 랜더스 최정(오른쪽 두번째)이 1일 문학구장 NC와의 더블헤더 2차전 3-4로 뒤진 8회말 역전 그랜드슬램을 터뜨린 뒤 추신수 등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SSG 랜더스 제공]
'4년만의 홈런왕 탈환이냐? 생애 첫 홈런왕 등극이냐?'

동갑내기 최정(SSG)과 양의지(NC)의 홈런왕 싸움이 재미를 더해가고 있다. 더구나 '게임차 0'을 두고 뜨거운 막판 레이스에 들어간 중위권 순위 다툼에 이들의 홈런이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끈다.

양의지와 최정은 1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SSG 랜더스의 더블헤더에서 서로 질세라 번갈아가며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본격적인 홈런왕 경쟁에 돌입했다.

먼저 화력 시범을 보인 쪽은 양의지였다. 양의지는 더블헤더 1차전에서 1회 무사 1, 3루에서 우익수쪽 2루타로 선제 타점을 올린 뒤 7회에는 SSG의 기세를 완전히 눌러 버리는 좌월 3점홈런을 날렸다. 2타수 1안타 뒤 동생 최항에게 타선을 양보(?)한 최정이 보는 앞에서 홈런포를 터뜨린 것. 시즌 23호로 최정과 함께 홈런 더비 공동 선두.

최정도 두고 보지만은 않았다. 곧이어 벌어진 더블헤더 2차전에서 최정은 3-4, 1점차로 뒤지던 8회말 무사 만루에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장쾌한 역전 그랜드슬램을 날리며 불과 3시간여만에 홈런 1위 자리를 되찾았다. 개인통산 12번째 만루홈런이었다.

이렇게 더블헤더에서 서로가 보란 듯 화력 싸움을 벌였지만 사실 지금까지의 기록만을 두고 보면 양의지는 최정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최정은 프로 2년차인 2006년 12홈런으로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기 시작한 뒤 올시즌까지 무려 16시즌 연속 두자릿수 홈런으로 장종훈(전 한화), 양준혁(전 삼성)의 15시즌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넘어서 이 부문 최다 시즌 연속 두자릿수 홈런 기록을 갖고 있다.

또 최정은 2016년 40개, 2017년 46개의 홈런으로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적도 있다. 30홈런과 40홈런 이상을 각각 두 차례, 20개 이상 홈런을 무려 6차례나 날렸다. 따라서 통산 홈런도 392개로 400개에 불과 8개를 남겨 놓았을 뿐이고 통산 홈런 순위에서 최정 보다 많은 홈런을 날린 타자는 한국 역대 최고의 타자로 꼽히는 이승엽(전 삼성·467개)뿐이다.

NC 양의지는 1일 문학구장 SSG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승리에 쐐기를 박는 7회 3점 홈런을 터뜨려 시즌 23호, 개인통산 201호를 기록했다.[NC 다이노스 제공]
NC 양의지는 1일 문학구장 SSG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승리에 쐐기를 박는 7회 3점 홈런을 터뜨려 시즌 23호, 개인통산 201호를 기록했다.[NC 다이노스 제공]
반면 양의지는 2006년 두산에 입단해 경찰청을 거친 바람에 5년차이던 2010년 첫 20홈런으로 두자릿수 홈런을 날렸고 이후 3년 연속 한자릿수에 머물다가 2014년부터 다시 두자릿수로 올라서 올시즌까지 8시즌 연속이다.

양의지는 포수다. 가장 힘들고 어려운 자리다. 역대 포수로 박경완(314개), 강민호(삼성·286개), 이만수(252개), 홍성흔(208개), 김동수(202개)에 이어 5위다, 2개만 더 날리면 역대 5위로 올라선다. 올시즌 이 추세라면 홍성흔까지 넘어설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양의지가 고난으로 점철된 포수를 하면서도 홈런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 처음으로 홈런 톱10(20개)에 오른 뒤 2020시즌 30홈런을 넘어선 33개 홈런으로 4위에 랭크됐다. 그리고 올시즌에는 최정과 홈런 1위를 다투고 있다.

최정과 양의지의 올시즌 홈런 생산 추이도 흥미롭다.

4월에만 해도 각각 9개의 홈런을 날리며 홈런 독주 모습을 보였던 외국인타자인 애런 알테어(NC)와 호세 피렐라(삼성)의 기세에 눌린 듯 최정은 5개, 양의지는 4개에 그쳤다. 그러다가 5월과 6월에 나란히 7개, 8개씩으로 15개의 홈런을 날리면서 전반기를 똑같이 20개 홈런으로 마쳤다.

그리고 코로나19 확산과 도쿄 올림픽으로 한달 동안의 경기 공백기 탓인지 8월에는 홈런 생산이 2개(양의지), 3개(최정)로 주춤했으나 9월 첫 날부터 다시 홈런포가 불을 뿜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의 이 추세라면 어느 누가 홈런왕에 오른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최정의 통산 3번째도 유력하고 양의지의 첫 홈런왕 타이틀도 눈에 보인다. 양의지가 홈런왕에 오르면 2004년 박경완(당시 SK)에 이어 17년만에 통산 6번째 포수로 홈런왕에 오르는 영광도 안을 수 있다.

1일 현재 최정 24개, 양의지 23개로 1개 차이다. 그 뒤를 나성범(NC)과 피렐라가 22개로 뒤를 쫒고 있고 알테어 21개, 양석환(두산), 박동원이 20개씩으로 바짝 따라 붙고 있다.

최정을 제외하면 모두 새얼굴이란 점도 눈길을 끈다. 과연 마지막 미소는 누가 지을까?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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