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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야구는 이름값으로 하는 게 아니야'…김선기는 ERA 1위 백정현, 김기중은 1년 선배 소형준과의 맞대결에서 최고의 인생투 선보여

2021-09-01 09:47

키움 김선기
키움 김선기
김선기(키움)와 김기중(한화). 이들은 KBO 리그에서는 아직 이름을 크게 알리지 못한 투수들이다.

김선기는 2009년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의 러브콜을 받고 최지만(현 템파베이 레이스)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2014년 방출된 뒤 상무 야구단을 거쳐 2018년 넥센(현 키움의 전신)에 입단한 4년차다. 2019년 3승을 올린 뒤 올해 2승2패를 기록했다. 올시즌 평균자책점은 6.75에 이른다.

또 김기중은 2021 2차 1라운드에 한화에 지명돼 계약금 1억5천만원으로 입단한 유망주 루키다. 6월 5일 NC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뒤 나름 꾸준하게 선발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4연패 뒤 지난달 25일 키움전에서 5이닝 무실점의 인생투로 감격적인 프로데뷔 첫 승리를 따냈다.

이런 김선기와 김기중이 31일 경기서 KBO 리그의 대표 투수들을 만나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바로 김선기는 올시즌 두자릿수 승수를 올린데다 ERA 1위를 달리고 있는 백정현(삼성)과 그리고 김기중은 유신고 1년 선배이자 지난해 신인왕을 움켜 쥔 소형준(kt)과의 선발 맞대결이었다.

이름값만으로는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을 것 같았지만 실제 내용은 달랐다.

김선기는 올시즌 13게임째만에 처음으로 선발로 나섰다. 2019년 8월 24일 삼성전 이후 738일만의 첫 선발이었다. 당시 김선기는 3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었다. 이해 7월 16일 삼성을 상대로 5이닝 무실점으로 프로데뷔 첫 승리를 포함해 3연승을 한뒤 당한 첫 패배였다.

김선기는 이날 삼성 타선을 140㎞ 초반에 이르는 직구, 130 초반의 슬라이더와 120㎞ 초반의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5회까지 5피안타 4탈삼진 3볼넷 2실점으로 묶었다. 던진 볼도 73개에 그쳤다. 6회동안 92개의 공을 던지고 7안타를 맞은 백정현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효과적인 투구였다.

비록 4회에 안타 1개와 볼넷 2개로 허용한 2사 만루에서 삼성 김상수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2실점을 하는 바람에 시즌 2패를 안았지만 삼성에 대해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을 동시에 갖고 있는 김선기로서는 또 다른 좋은 기억을 가슴속에 새겨도 좋을 하루였다.

한화 김기중[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화 김기중[연합뉴스 자료사진]
김기중은 소위 '유신고 더비'에서 지난해 신인왕 소형준을 오히려 압도하는 피칭을 보였다.

김기중은 1회초 황재균에게 볼넷을 내주며 중심타선과 마주쳤지만 강백호와 제라드 호잉을 연속으로 삼진으로 잡아냈다. 1회말 2사 후 하주석 우중간 2루타에 이어 김태연과 에르난 페레즈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2실점하며 초반에 무너진 소형준과는 달랐다.

이후에도 김기중은 배짱투로 맞섰다. 3회에는 첫 타자 장성우에게 첫 안타를 허용하고 조용호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1, 2루에 몰렸지만 심우준 황재균을 연속삼진으로 그리고 강백호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는 위기관리 능력도 보였다. 6회에 오윤석에게 홈런을 맞은 것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103개의 공을 던지며 6이닝 동안 단 2개의 안타만 허용했고 삼진은 6개나 뽑아냈다. 생애 첫 퀄리티스타트에다 승리까지 챙겼고 탈삼진에서도 최다를 기록했다. 반면 소형준은 3⅔이닝 동안 8피안타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것이 바로 야구의 묘미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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