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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후반기 승률 2위 상승세 탄 롯데…5강 싸움의 돌풍의 핵이 되나? 고춧가루 부대로 전락하나?

2021-08-31 09:11

롯데 래리 서튼 감독
롯데 래리 서튼 감독
'중위권 싸움에 뛰어들어 5강 다툼에 합류할까? 아니면 고춧가루 부대로 전락할까?'

2021 KBO리그가 종반전을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롯데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시즌 롯데는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감독이 중도 경질되는 아픔을 겪었다. 시즌 개막 후 30게임째인 5월 11일 12승18패(승률 0.400)로 최하위로 떨어지자 전격적으로 허문회 감독을 경질하고 2군에 있던 래리 서튼 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한 것.

이후 서튼 감독은 자녀들의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2주 격리를 하는 동안 최현 수석코치가 감독을 대행한 6게임(3승3패)을 제외한 56게임을 지휘하면서 25승28패3무승부(승률 0.471)를 기록했다. 이 덕분에 롯데는 6월 20일 꼴찌를 벗어난 뒤 사흘만인 23일 8위로 한계단 더 올라선 뒤 지금까지 2달 이상을 8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 17일 키움을 1-0으로 누른 롯데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롯데는 후반기 15게임에서 8승5패2무로 6할대 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17일 키움을 1-0으로 누른 롯데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롯데는 후반기 15게임에서 8승5패2무로 6할대 승률을 기록했다.
8월 30일 현재 롯데는 4위 키움에는 6게임차, 게임차없이 5~6위에 올라있는 NC와 SSG와는 5게임차, 7위 두산과는 2.5게임차로 뒤져 있다. 2021 KBO 리그가 전체 레이스의 65%를 넘어서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는 점에서 극복하기가 쉽지 않은 게임차다. 하지만 또한 결코 극복하지 못할 게임차도 아니다.

실제로 롯데는 전반기 77게임에서 32승44패1무(승률 0.421)였으나 후반기들어 15게임에서 8승5패2무(승률 0.615)를 기록해 1위 kt(10승6패1무·승률 0.625)에 이어 LG(8승5패2무)와 함께 승률 공동 2위를 기록했다. 간신히 5할 승률을 넘긴 키움(8승7패1무)이나 5할대 승률에 못 미친 NC(6승7패2무), 두산(6승8패2무), 삼성(6승8패2무), SSG(4승9패2무) 등 롯데보다 순위가 높은 팀들을 모두 제쳤다.

후반기의 이 추세를 이어 간다면 가을야구의 막차 타기 싸움에 본격적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어느 팀이나 비슷하지만 롯데는 마운드에서 장점과 약점이 공존한다.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경험을 한뒤 훌쩍 성장한 루키 김진욱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경험을 한뒤 훌쩍 성장한 루키 김진욱
장점은 루키 김진욱의 빠른 성장이다. 시즌 초반 선발로 나섰던 김진욱은 선발 4게임에서 3패를 당한 뒤 6월부터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이후 안정을 찾기 시작한 김진욱은 이후 20게임에서 3승3홀드2패를 기록했고 특히 6월 30일 이후 11게임에서는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진욱은 도쿄 올림픽 이후 더욱 성숙해진 느낌이다. 후반기들어 롯데가 상승세를 탄데는 불펜에서 김진욱의 호투가 뒷받침된 덕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반면 외국인투수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의 부진은 아쉽기 그지없다, 지난해 15승4패(평균자책점 2.50), 피안타율 0.209, WHIP 1.02로 모두 최고 수준으로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해 주었으나 올해는 6승9패(평균자책점 4.39)에 그쳐 있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는 탐스러운 턱수염까지 모두 밀고 분위기 반전을 노렸으나 후반기들어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한채 선발투수로 최다패를 당했다.

외국인투수 스트레일리는 제구력에서 문제점을 보이며 에이스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연합뉴스]
외국인투수 스트레일리는 제구력에서 문제점을 보이며 에이스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연합뉴스]
145㎞ 후반대의 빠른 직구와 평소와 마찬가지로 날카로운 슬라이더도 괜찮은 편이지만 제구력이 문제였다. 이 때문에 선발투수로 이닝이터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지난 15일 잠실 LG전서는 3이닝 9피안타 4실점, 20일 사직 kt전서는 5이닝 6피안타 5실점, 26일 광주 KIA전 5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5이닝 이상을 버티지 못했다. 더구나 KIA전서는 6개의 볼넷을 허용해 개인 최다 볼넷 허용이라는 불명예도 세웠다.

여기에다 5선발도 다소 불안하다. 서진용, 노경은, 최영환, 나균안 등이 번갈아 가며 맡았던 5선발에 최근에는 최영환이 붙박이 나서고 있다. 프로데뷔 8년차인 최영환은 8월 19일 키움전에서 2678일만에 프로데뷔 첫 선발승을 따냈지만 아직까지 완전하게 믿음을 주기에는 부족하다.

이런 마운드의 약점을 롯데는 타력으로 커버하고 있다. 손아섭 안치홍을 중심으로 정훈 전준우 추재현에다 여전히 3할 타자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홈런포를 날리는 이대호 등이 건재해 10개구단 최고(팀타율 1위)를 자랑하고 있으며 딕슨 마차도가 지키는 내야 수비도 최소 실책 2위가 말해주듯 비교적 탄탄하다.

롯데는 8월 30일 현재 92게임을 치러 가장 적게 경기를 한 KIA의 88게임보다는 4게임을 많고, 가장 많이 경기를 한 삼성, 키움, 한화의 96게임보다는 4게임이 적어 정확하게 중간이다.

그리고 롯데는 앞으로 SSG와 가장 많은 9게임을 남겨 놓은 등 9위인 KIA와 10위 한화에 각각 7게임씩을 남겨 놓았다. 롯데는 이들 팀에 모두 열세다. SSG에는 3승4패, KIA에는 3승5패1무, 한화에는 2승7패까지 당했다.

결국 롯데는 많은 게임을 남겨 놓은 이들 팀들로부터 얼마마한 승리를 이끌어 내느냐에 따라 5강 싸움에 뛰어 드느냐, 아니면 고춧가루 부대로 전락하느냐가 달려 있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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