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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외국인타자가 살아야 팀도 산다'…후반기들어 존재감 확 떨어진 외국인타자들, 막바지 순위 싸움에 결정적 변수된다

2021-08-25 08:03

전반기에 무서운 기세를 올렸던 NC 알테어가 후반기들어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홈런을 날리고 세러머니를 하는 알테어 모습.[NC 다이노스 제공]
전반기에 무서운 기세를 올렸던 NC 알테어가 후반기들어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홈런을 날리고 세러머니를 하는 알테어 모습.[NC 다이노스 제공]
외국인타자들이 동반 부진을 겪고 있다. 아예 존재감조차 없는 외국인타자도 있다. 가을야구를 위해 마지막 피치를 올려야 할 팀들로서는 이래저래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올시즌이 끝나고 난 뒤 몇 명이 살아 남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각 구단들이 외국인타자들에게 바라는 희망은 한가지다. 물론 딕슨 마차도(롯데)처럼 처음부터 타격보다는 내야 수비에 중점을 두고 영입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팀의 중심타선에서 장타력을 날려주고 클러치 상황에서 능력을 발휘해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외국인타자는 국내 타자들과는 다르다. KBO 리그에 적응하도록 기다려주지 않는다. 최소한 짧은 시간내에 적응해야 한다. 상당한 재활기간이 필요한 부상을 당하거나 부진하면 곧바로 퇴출이다. 따라서 그만큼 성공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올해 청운의 뜻(?)을 품고 KBO 리그에 첫 모습을 드러냈던 조일로 알몬테(kt), 데이비드 프레이타스(키움),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 힐리(한화) 가운데 피렐라를 제외한 3명과 지난해 LG 구단 사상 최다 홈런을 날린 라모스가 퇴출된 것은 바로 이런 이유때문이다.

이들 4명을 대체할 외국인타자로 제러드 호잉(kt), 저스틴 보어(LG), 윌 크레익(키움), 에르난 페레즈(한화) 등 4명이 그 자리를 메꾸었다. 호잉은 2018~2020시즌까지 한화에서 뛴 적이 있어 올시즌까지 포함하면 4년차다.

그리고 애런 알테어(NC), 호세 페르난데스(두산), 프레스턴 터커(KIA), 딕슨 마차도(롯데), 제이미 로맥(SSG)은 여전히 팀의 주축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24일 현재 타자 각 부문의 순위를 보면 피렐라가 득점 1위(72득점)에 최정(SSG)과 홈런 공동 1위(22개)에 올라 있을 뿐이다. 타격에서는 페르난데스 6위(0.326), 피렐라 11위(0.304)에 명함을 내밀고 있으나 나머지는 모두 3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본격적으로 순위 싸움을 벌여야 할 후반기에 무엇보다 중심타선에 포진되어 있는 이들의 활약이 중요하지만 오히려 눈에 띄게 미미해졌다는 점이다.

시즌 초반 삼성의 복덩이 역할을 해 주던 피렐라는 7월과 8월 부진에서 헤매다 지난 SSG와의 3연전을 계기로 조금씩 컨디션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시즌 초반 삼성의 복덩이 역할을 해 주던 피렐라는 7월과 8월 부진에서 헤매다 지난 SSG와의 3연전을 계기로 조금씩 컨디션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대표적으로 알테어와 피렐라를 들수 있다.

알테어는 시즌 시작과 함께 그야말로 무서운 기세였다. 지난해 134안타-108타점과 31홈런은 가뿐히 넘어설 기세였다. 4월에만 9개의 홈런을 날리며 독주를 거듭했고 타율은 0.345에 이르렀다. 그 뒤 전체적으로 주춤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후반기 시작하면서는 그야말로 물방망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8월 10게임 가운데 7게임에서 무안타에 시달렸다. 19일 SSG전에서 18호 홈런과 함께 3안타, 22일 LG전에서 역전 3점홈런을 날려 조금 살아날 조짐을 보이기는 했지만 36타수 5안타(타율 0.139)에 불과하다. 주전 야수 4명이 빠진 NC로서는 현재 4위 자리라도 지키기 위해서는 알테어의 부활이 급선무나 다름없다.

피렐라도 비슷하다. 올시즌 삼성이 6년만에 가을야구에 희망을 걸 정도로 상위권을 유지하는데는 피렐라의 공이 컸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몸을 사리지 않는 베이스러닝에다 기대 이상으로 홈런까지 펑펑 날려주면서 알토란 활약을 했다.

피렐라는 4월 97타수 34안타(타율 0.351) 9홈런, 5월 96타수 34안타(0.354) 4홈런으로 역대 삼성 최고 타자 반열에 올라서 삼성의 복덩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6월부터는 체력에 부담을 느끼지 시작한 탓인지 0.267(6월)-0.192(7월)-0.250(8월)으로 급전직하하고 말았다.

피렐라는 한때 8월 10게임에서 4게임 무안타로 0.205까지 내려간 적이 있다. 20일 SSG와의 대구 홈경기에서 동점 2점홈런, 24일 5타수 3안타를 날린 것을 계기로 전반기때의 수준으로 되돌아 갈 수 있을지 지켜볼만하다.

피렐라와 알테어가 조금씩 부진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아예 존재감을 잃어버린 외국인타자도 있다.

지난해 불방망이를 휘두루던 KIA의 터커는 24일 키움전에서 무려 26게임만에 멀티히트를 날리는 등 존재감이 옅어졌다.[KIA 타이거즈 제공]
지난해 불방망이를 휘두루던 KIA의 터커는 24일 키움전에서 무려 26게임만에 멀티히트를 날리는 등 존재감이 옅어졌다.[KIA 타이거즈 제공]
터커는 지난해 32개의 홈런에 3할대 넘은 타율에다 100득점-100안타-100타점을 넘어서는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하지만 터커는 올시즌 시작과 함께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가 5월(0.306)에 잠시 반짝하더니 6월(0.172)에 이어 8월에는 31타수 5안타로 타율이 0.161까지 떨어졌다. 그나마 24일 키움전에서 6월 5일 LG전 이후 26게임만에 멀티안타를 날린 덕분에 0.107에서 반등한 덕분이었다.

또 SSG(전 SK 포함)에서 5번째 시즌을 맞는 로맥도 전반기에만 18개의 홈런을 날렸을뿐 후반기에는 홈런이 한개도 없고 8월 타율은 0.160에 그쳐 있다. 그리고 대구 삼성전에서는 마지막 2게임에서는 아예 라인업에서 빠져 버렸다. 갈길바쁜 SSG가 삼성과의 3연전(1게임은 우천 취소)에서 1무2패에 그친데는 로맥의 책임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이대로라면 커리어로우 시즌으로 마감할 가능성도 있다.

후반기에 본격적으로 합류한 대체 외국인타자들도 아직은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후반기에 합류한 LG의 보어는 다소 엉성해 보이는 1루 수비에다 1할대에도 못미치는 타격으로 KBO 리그 적응에 곤란을 겪고 있다.[연합뉴스]
후반기에 합류한 LG의 보어는 다소 엉성해 보이는 1루 수비에다 1할대에도 못미치는 타격으로 KBO 리그 적응에 곤란을 겪고 있다.[연합뉴스]
보어는 8월 11일 SSG전에서 KBO 리그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해 한껏 기대감을 키웠으나 현재 9게임에서 33타수 3안타(타율 0.091) 1홈런 2타점에 그쳐 있는데다 1루 수비에서 벌써 2개의 실책을 범하는 등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

8월 18일 KBO 리그에 첫 선을 보인 페레즈도 24일 두산전에서 첫 홈런을 날리기는 했으나 6게임 24타수 4안타(0.167)에 그쳐 있고 나름 KBO 리그를 경험했던 호잉도 8월 12게임에서 44타수 7안타(타율 0.159) 1홈런 8타점으로 중심타선에서 클러치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존재감이 옅어져 버린 외국인타자들과는 달리 페르난데스와 마차도는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지만 이들도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전반기에 비해서는 다소 쳐지는 모습이다.

올시즌도 이제 55게임 전후밖에 남지 않았다. 지금부터는 한게임 한게임이 마지막 순위 싸움에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중심타선을 맡고 있는 외국인타자들의 활약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전체적으로 반전이 필요한 외국인타자들이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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