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판진은 모두 우가스의 승리를 채점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우가스의 완승이 아니었다.
'8체급 석권의 필리핀 복싱 영웅' 파쿠아오는 22일 벌어진 WBA 웰터급 타이틀전에서 현 챔피언 요르데니스 우가스를 심판 전원 일치 판정패, 왕좌 복귀에 실패했다.
이겨도 은퇴하겠다고 했던 파퀴아오는 그러나 패배 후 확실하게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
2년 1개월만에 링에 오른 파퀴아오였다. 그러나 옛날 스타일 그대로 탐색전 없이 덤벼들었다. 두 세차례 유효타를 터트렸지만 후반 슬립 다운을 하기도 했다.
우가스는 세계선수권자. 기본기가 충실했다. 우가스는 2회 잽으로 파퀴아오의 접근전을 막으며 슬슬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레프트 잽이 정확했다.
파퀴아오는 3라운드도 적극적이었다. 연타 공격이 먹혀 들었다. 우가스는 맞으면서도 씩 웃으며 파퀴아오의 신경을 건드렸다.
4라운에서도 파퀴아오는 기선을 잡는 첫 주먹보다 제2, 제3의 주먹에 집중하는 듯 했다. 순식간에 4~5차례의 주먹을 퍼부었다.
우가스는 후반을 노리는 듯 여전히 잽을 많이 사용했다. 우가스는 7회까지 파퀴아오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심한 경기를 했다. 상대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수비 복싱이었다.
8회 들면서 우가스의 자세가 다소 바뀌었다. 잽이 아니라 길게 주먹을 뻗었다. 연타를 날리며 공격적인 면모를 보였다.
파퀴아오는 갈수록 '복싱의 신' 다운 면모를 보였다. 물러나지 않고 계속 대쉬 했다. 9회는 파퀴아오가 잘 풀어나간 라운드였다.
10라운드까지 유효타는 우가스, 공격적인 면이나 파워면에선 파퀴아오가 앞섰다.
파퀴아오는 10회 종료 직전 순간적으로 뛰어 들어 위력적인 주먹을 날렸다. 우가스는 여전히 사정거리를 허락하지 않는 재미없는 권투를 했다.
11회 중반 파퀴아오의 좌우 연타가 터졌다. 파퀴아오의 오른 손 주먹에 우가스의 얼굴이 돌아갔다.
마지막 12라운드. 파퀴아오는 여전했다. 우가스는 계획했던 듯 묵직한 라이트를 서너차례 넣었다. 그중 공격적이었다.
우가스는 아마추어, 파퀴아오는 프로 스타일의 복싱을 했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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