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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역시 야구는 아무도 몰라'…선발 3명 공백에도 불구하고 5승1패 수확한 키움, 상위권 싸움에 불 지폈다

2021-08-16 10:34

키움이 후반기들어 전력공백으로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5승1패로 고공행진을 하며 2달여 만에 단독 4위로 올라서며 상위권 싸움에 불을 지폈다.[사진 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이 후반기들어 전력공백으로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5승1패로 고공행진을 하며 2달여 만에 단독 4위로 올라서며 상위권 싸움에 불을 지폈다.[사진 키움 히어로즈 제공]
후반기 시작과 함께 상위권 싸움에 불이 붙었다. 예상밖으로 키움이 싸움의 도화선 역할을 하고 있다.

키움은 전반기 막바지에 불거진 원정 숙소를 이탈해 호텔 유흥을 벌인 선발 요원인 토종 에이스 한현희와 안우진이 징계를 받았다. 여기에 후반기 시작 직전 외야수 송우현마저 음주운전 사고를 내자 경찰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퇴출시키는 강수를 두었다. 그야말로 예상밖 초강력 제제였다.

키움의 악재는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전반기 막판에 아내의 병간호를 위해 휴가를 받아 미국으로 떠난 제이크 브리검이 아직 감감 무소식이다.

브리검은 2017년부터 4시즌동안 키움의 마운드 한축으로 뛰었으나 지난해 재계약 포기로 대만야구에서 활약하다 조쉬 스미스의 대체 선수로 다시 키움에 복귀했다. 전반기 10게임에서 7승3패 평균자책점 2.95로 자신의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어 가는 중이었다.

따라서 후반기에는 역시 호텔 유흥으로 내외야수 4명이 징계를 받은 NC와 더불어 키움의 전력 약화는 불을 보듯 뻔했다. 당연히 중하위권 싸움에 지각변동이 점쳐졌다. 7위에 머문 두산과 전반기 막판부터 상승세를 탄 롯데와 KIA가 본격적으로 가을야구 진출 마지노선을 두고 치열한 싸움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변화는 일어났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랐다. 키움이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오히려 상승곡선을 긋기 시작하면서 상위권 싸움에 불을 지핀 것이다.

초반 10게임을 넘어선 뒤 키움의 최고 순위는 5월 23일 고척 홈경기에서 NC를 7-4로 누르고 오른 단독 4위가 최고 순위였다. 5일 뒤 7위까지 떨어진 키움은 거의 한달 가까이 순위 변동이 없다가 6월 25일 KIA 스윕을 계기로 6위에 올라섰다. 그리고 전반기 마지막까지 이 순위가 이어졌다.

전력 약화라는 우려와는 달리 키움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날아 올랐다. 주중 선두 kt와의 3연전을 스윕한 여세를 몰아 주말 두산과의 3연전도 위닝시리즈를 달성하면서 5승1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어느새 6위에서 단독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후반기에 2승2패2무승부의 5위 NC, 1승3패1무승부의 4위 SSG를 한순간에 제쳐 버린 것이다.

이제는 선두권도 사정권이다. 3위 삼성과는 1게임차밖에 되지 않는다. 2위 LG에 3게임차다. 언제 순위가 뒤집혀도 이상하지 않다.

에이스 요키시는 후반기 2게임에서 13이닝 2실점으로 2승을 챙겨 시즌 11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에 나섰다.
에이스 요키시는 후반기 2게임에서 13이닝 2실점으로 2승을 챙겨 시즌 11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에 나섰다.
브리검, 한현희, 안우진이나 송우현의 공백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에이스인 외국인투수 에릭 요키시와 최원태가 건재했다. 요키시는 10일 kt전 6이닝 1실점에 이어 15일 두산전 7이닝 1실점으로 2게임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2승을 책임지며 불펜의 부하를 크게 덜어주었다. 11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다. 최원태도 11일 지난해 신인왕 소형준과 맞붙어 완승했다.

브리검, 한현희, 안우진의 공백은 2년차 김동혁을 비롯해 정찬헌과 이승호가 메꾸었다.

지난해 8게임, 올해 26게임에서 모두 불펜으로만 나섰던 김동혁은 12일 kt전에 프로 데뷔 첫 선발로 나섰다. 1회초에 3실점해 불안한 모습을 보인 김동혁은 2회부터 안정을 찾으면서 이후 4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텨내며 역전승에 발판을 놓았다.

LG에서 키움으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정찬헌은 첫 선발로 나서 두산전에서 6이닝 1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LG에서 키움으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정찬헌은 첫 선발로 나서 두산전에서 6이닝 1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올림픽 휴식기였던 7월 27일 서건창을 LG에 주고 트레이드한 정찬헌은 키움 유니폼을 입고 첫 선발로 나선 14일 두산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승호만이 13일 두산의 토종 에이스인 최원준과 맞붙어 패했을 뿐이다.

서건창과 올해들어 주전으로 발돋움한 송우현의 공백은 송성문과 새로운 외국인타자 윌 크레익이 훌륭하게 메꾸고 있다.

송성문은 11일 kt전에서 1회초에 소형준의 볼을 받아쳐 시즌 마수걸이 홈런으로 결승타를 날렸다. 이어 14일에도 두산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를 4회 2점 홈런으로 두들겨 역전극을 이끌어냈다. 15일 두산전에서도 1회말 우월 2루타로 선제 타점을 올리며 알토란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대체 외국인선수로 영입돼 후반기인 13일부터 나서기 시작한 윌 크레익은 3게임 연속 안타로 빠르게 KBO 리그에 적응하고 있다.[사진 키움 히어로즈]
대체 외국인선수로 영입돼 후반기인 13일부터 나서기 시작한 윌 크레익은 3게임 연속 안타로 빠르게 KBO 리그에 적응하고 있다.[사진 키움 히어로즈]
또 데이비드 프레이타스의 대체선수로 영입된 크레익은 13일 두산전에서 대타로 첫 출장해 좌익선상 2루타로 KBO 리그 첫 안타를 신고한 뒤 주전 우익수로 나서면서 3게임 연속 안타에 2타점을 올렸다. 기대 이상으로 빠른 적응이다.

키움은 다음 주에 상승세를 탄 롯데와 3연전, 선두 kt와는 주말과 월요일 경기까지 4연전을 갖는다. 키움이 후반기 첫 주의 상승세를 이어가 선두권까지 위협할 수 있느냐는 이번 주 7연전에 달려 있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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